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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미터기 교체. /사진 = 연합뉴스
인천 택시기사들이 뿔 났다. 요금 인상(3천 원→3천800원) 때문에 미터기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미터기업체들이 요금을 놓고 고집을 부리고 있어서다. 시는 택시기사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미터기업체들과 자리를 만들어 조율할 계획이다.

7일 시 등에 따르면 4개 미터기업체가 합동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24시간 서구 청라동 1-676 부지에서 미터기 요금프로그램을 새로 깐다. 9일 개인택시 나조, 10일 다조, 11일 가조, 12일 하·수조·모범 등 순으로 진행된다. 요금은 5만5천 원이다. 결제는 카드만 가능하다. 주행검사비용(3천 원)이 포함됐다. 6만500원에 진행한 서울보다 싸다는 게 미터기업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택시 기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요금이 너무 비쌀 뿐만 아니라 기간이 짧고 장소가 협소해 교통대란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시내 개인택시는 9천 대로 하루 3천여 대씩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데 청라동으로 개인택시가 모두 몰리면 교통 체증을 유발할 것으로 봤다. 특히 프로그램을 깔러 갔다가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택시 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봤다. 서울은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약 열흘간 진행했고 장소도 분산해 교통대란은 없었다.

개인택시 관계자는 "4만 원 정도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미터기업체 4곳이 담합해 가격을 올렸다"며 "4개 미터기업체가 합동으로 6개 프로그램만 할 수 있는데, 나머지 2개 프로그램을 쓰는 사람들은 업그레이드 자체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2개 프로그램을 쓰는 미터기업체들은 담합 때문에 새 프로그램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터기업체들은 요금프로그램의 비용 상승과 작업자 인건비가 올라 미터기 개정비용이 부득이하게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또 시와 개인택시조합이 지원하지 않아 미터기업체들이 모든 부담을 안고 진행해야 하는 부분을 이해해 달라고 기사들에게 설명했다. 장소는 인천시내 교통상황을 반영해 민원 발생을 줄이고자 영업지역과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청라동으로 했다고 알렸다.

시 관계자는 "미터기 개정은 택시화물과와 교통관리과가 서로 협의할 부분이 있다"며 "내부에서 잘 협의해 미터기업체들과 만나 금액, 장소 등을 조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 개인택시 운전사들은 미터기 개정비용을 미터기업체들이 짬짜미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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