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통진읍 소재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이 개학 첫날 같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과 자퇴생들에게 폭언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가해 학생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틀간 2천327명이 동의하며 처벌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7일 김포경찰서와 해당 고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은 지난 4일 오후 5시께 같은 반 친구들과 자퇴생 등 9명에게서 온갖 폭언과 협박을 당했다. 직접적인 신체적 폭행은 없었지만 A양은 2시간 동안 폭언과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하면서 정신적 충격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가해 학생들은 A양의 가정환경을 약점 삼아 "학교생활을 못하게 해 줄까?", "빽 없으면 조용히 지내라"며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담뱃불로 지지려는 위협까지 가했다. A양은 어머니가 외국인인 다문화가정으로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해 인근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날 저녁 가해 학생들에게서 온갖 폭언과 협박에 시달리다 늦게 시설로 돌아온 A양을 목격한 복지시설장 B씨는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B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A양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소 안정을 찾은 상태다. B씨는 "가해 학생들을 강력히 처벌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은 물론 다시는 이 같은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인 A양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가해 학생들에게는 부모와 함께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포=이정택 기자 lj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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