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결렬로 남북관계가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기도의 대북협력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북측과의 민간 예술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남북예술단 교류 공연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북한 미술 및 예술을 소재로 한 도립국악단의 공연을 북측에서 개최하는 한편, 북한 만수대예술단의 공연을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도내 예술공간에서 각각 개최하는 방안으로 계획돼 왔다.

도는 분단 이후 남한에서 전승되고 있는 이북5도의 평양검무, 황해도 난봉가, 두만강 뗏목놀이 등 무형문화재를 국악, 관현악으로 편곡해 무대를 구성하는 등 남북 문화 교류를 통해 남북 화해 무드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으로 북측과 교류채널이 확보돼 있는 (재)한겨레아리랑연합회를 통해 교류 공연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도가 북측에 교류 공연에 대한 의사를 전달한 이후 당초 계획상 지난달 진행될 예정이었던 교류 공연을 위한 남북대표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실현 가능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도는 지난달 남북대표회의가 개최돼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달부터 프로그램 구체화를 위한 실무협의를 갖는다는 계획이었지만 남북대표회의 개최가 불발되면서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일단 지난달로 계획했던 대표회의가 열리지 못해 향후 일정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측이 미국과의 대화가 잘 안 풀린 대신 우리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있는 만큼 준비 작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가 DMZ를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던 계획 역시 북측과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도는 DMZ가 자연적·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 남측 구간에 더해 북측과 공조를 통해 북측 일부 지역도 함께 2022년까지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었지만 이렇다 할 대화가 진행되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한편, 이화영 도 평화부지사는 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 참여해 "남북 협력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를 만들어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식용유 공장 건설 등을 추진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완화되지 않더라도 실현할 수 있는 정책들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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