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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박남춘 인천시장 SNS 캡쳐
‘인천특별시민’을 외치는 박남춘 시장이 환경단체 의견은 수용하는 대신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송도국제도시와 시흥시 배곧신도시를 연결하는 (가칭)배곧대교 건설사업에 대한 인천시장의 입장 표명 때문이다.

최근 인천시와 시흥시는 이 사업 추진 협의가 잘 돼 가고 있었다. 하지만 박 시장이 SNS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놔 사업 추진이 꼬여 가는 모양새다.

13일 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배곧대교 건설에 대해 시는 승인한 적이 없고, 승인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건설예정지 중 일부가 2014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습지를 지나 람사르 협약에 따라 생태학적 특성이 변할 수 있는 경우로, 스위스 람사르당사국 사무국에 통보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3면>
박 시장은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사무국이 송도갯벌을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에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며 "갯벌 보호에 앞장서야 할 시가 오히려 이에 반하는 행정조치를 취하면 국제기구·사회가 용인할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의 SNS 글을 본 송도국제도시 내 주민들은 오히려 ‘배곧대교가 꼭 필요하다’는 등 찬성 의견을 내고 있다. 송도 주민들은 ‘시장이 맞느냐’, ‘송도는 치우쳐 있어 오가는 다리가 많을수록 좋다’, ‘교통 체증이 심해 꼭 해야 한다’, ‘안양이 예전 소도시였는데 사통팔달 교통 때문에 정말 발전됐다’ 등 배곧대교의 필요성을 쏟아내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환경단체 성명서를 보고 부정적 의견을 낸 것 같다. 시흥시와 배곧대교를 곧 놓는 협의가 된 것은 팩트다"라며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주민 반대가 심했던 화물차 통행을 막고자 2.5t으로 제한했고, 두 도시 교류를 위해 이사 차량(약 5t)만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도습지는 대체해 생태 특성을 보완하면 된다"며 "여러 부서 의견을 취합해 부시장 주재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와 시흥시는 습지보호구역 통과에 따른 대체습지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배곧신도시에 대체습지와 철새 먹이터 등을 만들 계획이다.

앞서 송도 6·8공구 갯벌(2.5㎢)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때 인천대교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편입 면적을 포함해 지정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 등은 습지보전법 13조·시행령 11조 2에 따라 습지보호지역 행위제한 규정의 적용 배제 승인 절차를 밟았고, 현재 인천대교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부산 낙동강 하구 습지보호지역(3만7천㎢)도 다리 통과 사례가 있다. 을숙도대교가 습지보전법령에 따라 행위제한 규정 적용 배제 승인을 받아 2010년 개통했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SNS에 한 내용에 대해)말 못하고, 배곧대교 건설을 위해 시흥시와 협의 중이라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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