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 지역화폐 ‘강화사랑상품권’이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이 지역화폐는 발행된 지 4년 만에 폐지됐다. 17일 강화군에 따르면 2014년 12월 인천 최초로 지역화폐인 강화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강화도 내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을 대량 유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민선 7기 출범위원회가 상품권 발행으로 인한 손실충당금과 제작비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폐지 여부에 대한 설문에서도 공무원·주민·가맹점 관계자 1천679명 중 932명(55.5%)이 폐지에 찬성했다. 이후 2018년 7월 22일 폐지됐다. 이때까지 발행된 상품권은 총 190억9천900만 원 상당이다. 군은 이미 발행된 상품권을 모두 회수해야 하는 만큼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0년 7월 22일까지 상품권 사용과 환전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발행 중단 뒤 7개월이 지난 지난달 기준으로 아직 농협을 통해 환전되지 않은 강화사랑상품권은 1억1천만 원 상당이다. 일부 가맹점은 이미 폐지된 강화사랑상품권을 받는 것을 꺼리기도 해 기한 안에 상품권을 써야 하는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주민은 "가맹점이라고 적힌 가게에서 상품권을 쓰려고 하니 결제를 거절했다"며 "농협에서는 가맹점주들만 환전할 수 있어서 갖고 있는 상품권이 처치 곤란"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은 읍면 사무소를 통해 상품권을 계속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가맹점에도 문자 메시지 등으로 홍보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발행이 중단된 건데 상품권 자체를 쓰지 못하는 것으로 착오하거나 환전을 해야 하는 상품권을 받기 싫어하는 가맹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근 상품권 결제가 계속 가능하다는 안내와 홍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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