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입니다. 학생들이 보다 나은 진로를 택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습니다. 전문대학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지향점은 취업입니다. 특히 일정 기간 취업한 직장에서 일을 하는 ‘유지취업률’은 중요합니다. 인하공전은 유지취업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만큼 앞으로도 더욱 매진할 것입니다."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을 세 번 연속 맡게 된 진인주(65)총장의 마음에는 항상 학생들밖에 없다.

 신입생들은 전문대학에 온 목적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도록,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평생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진 총장의 생각이다.

 지난 1일부터 3년간 새 임기를 시작한 진 총장은 1986년 인하대 고분자공학 교수로 부임한 후 대외부총장을 거쳐 2013년 3월부터 인하공전 총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6년간 그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SCK)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 전문대학 육성 사업(LINC+) 등 대형 국책 사업을 펼쳐왔다. 또 ▶공학교육혁신 지원 사업 ▶정부 초청 외국인 전문학사 GKS 프로그램 운영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 ▶지역맞춤형 진로체험 인천 대표기관 선정 등 교육 내실화에 집중해 왔다. 특히 인하공전의 숙원사업이었던 생활관(기숙사)을 2017년 10월 완공하기도 했다.

다음은 진 총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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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공전 총장을 세 번 연속 맡게 됐다. 각오는.

 ▶어깨에 무거운 짐을 하나 더 올린 것 같이 부담이 많다. 이 또한 짊어지고 가야 한다면 앞으로 3년간 더 나은 인하공전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겠다. 지난해 60주년을 맞았고, 올해는 다시 60년을 향한 출발선에 섰다. 인하공전이 전국 전문대 선두 주자가 되는 데 일조하겠다. 특히 전문대의 취지에 걸맞게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좀 더 유연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

-인하공전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교수와 학생 간 생각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학생들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음에도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주기적인 특강과 학생과의 만남 등을 통해 교수들이 먼저 학생에게 다가가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그리고 모든 조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자발적인 조직시스템 변화를 하려 한다. 충분한 소통을 거쳐 조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조직 변화를 단행할 생각이다.

-지난 6년 동안 인하공전을 이끌면서 자랑거리로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자랑하고 싶은 사업이 많다. 먼저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말해 두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7년 11월 외부 기관들과 공동 개최한 ‘산학협력엑스포’다. R&D산업, 교육모델 등 다양한 성과들을 집대성해 외부에 알리는 행사였다. 60주년을 앞두고 진행한 행사인 만큼 전국 전문대 총장 20여 명이 참석해 행사 내용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재단의 도움으로 600명의 학생이 한꺼번에 생활할 수 있는 생활관(기숙사) 건립도 자랑하고 싶다. 현재 학생들이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SCK),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 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등을 2017~2018년 모두 달성해 구성원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

-4년제 대학과 달리 전문대의 가장 큰 지향점은 취업이다. 인하공전의 취업률과 더 나은 취업률 확보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4대 보험을 기준으로 매년 다르지만 인하공전의 취업률은 평균 70% 전·후반대다. 개인적으로 이런 취업률은 중요하지 않다. 이는 ‘겉보기 취업률’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취업률은 학생들이 일정 기간 지속적인 취업이 보장되고 이뤄지는 ‘유지취업률’이다. 인하공전은 유지취업률이 85~90%에 달한다. 전문대 취업의 질은 유지취업률을 놓고 자세히 분석해야 한다.

 현실을 따져 보면 대학에서 학생 취업의 방향을 잡아주기도 하고, 교수들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가동해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결국은 취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지취업률을 좋게 하는 것은 졸업생들의 생각에 달렸다. 대학에서 배운 전문지식을 직장의 규모나 개인적인 이익에 국한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열정과 그 분야에 전문가라는 마인드를 갖고 책임을 다하면 된다.

 이런 마인드를 신입생 때부터 갖도록 ‘청춘특강’이라는 주제로 직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특강은 전문대에 왜 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고히 해 산업역군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가칭 ‘전문대학 학생으로서 꼭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는 주제로 과목을 신설해 다음 학기부터는 학점제 과목으로 도입하려 한다. 현재 논의 중이다.

-전문대의 미래상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전문대 학사학위를 가지고 이 사회에서 해야 될 일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아직 사회적으로 고학력시대를 추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문대를 나온 사람들을 한 단계 아래로 보는 것 같다. 앞으로는 이 또한 변할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라는 것이다. 지금은 전문대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기보다 전문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전문성을 좀 더 발휘할 수 있도록 대학이나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금의 정부 교육정책을 보면 일반대를 중심으로 먼저 수립하고 부수적으로 전문대 교육 방향을 잡는데, 이런 것부터 바뀌어야 한다. 일반대와 전문대 각자의 고유한 특성이 있는 만큼 동등한 입장에서 교육의 방향을 잡아 줘야 한다.

 전문대 자체를 독립적으로 보고 거기에 맞는 교육 및 지원시스템을 확립해 주는 정부 정책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지역사회와 대학의 관계도 중요하다. 인하공전의 상생 방향은.

 ▶대학과 지역사회는 항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인하공전은 가장 비율이 높은 공업계열을 중심으로 지역 내 중소기업에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국책사업 역시 중소기업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산학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을 적극 가담시켜 시제품을 개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인하공전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3D프린팅’ 장비를 55대 갖추고 있다. 학생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개방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CEO는 물론 인천시교육청, 지역사회 등과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하공전 가족들에게 한마디.

 ▶지난 6년 동안 한마음으로 같이 해 줘 고맙다.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지만 이 또한 구성원들과 같이 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9년 동안 한 총장과 같이 일하다 보니 안도감과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로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오로지 학생들만 바라보면서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자.

 이 모든 일을 총장 혼자 할 수 없다. 총장은 분위기 메이커다. 분위기는 총장이 잘 잡아 갈 테니 교육은 교수가, 서비스는 교직원들이 잘 맡아 해 주길 바란다. 서로가 솔선수범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사진=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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