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리는 이희진(33) 씨의 부모를 살해한 피의자가 이 씨의 동생(31)이 고가의 수입차량을 판 돈 5억여 원을 노린 범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의 동생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5일 고급 외제차(차종 부가티)를 판매한 대금 15억 원 을 받았다.

이 씨의 동생은 차량 판매대금 중 5억 원을 보스톤백에 담아 부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돈을 전달받은 날 이 씨의 부모는 이번 사건의 주범격 피의자인 김모(34) 씨 및 달아난 중국 동포인 공범 A(33) 씨 등 3명에게 변을 당했다.

유일하게 검거된 김 씨는 이 씨의 아버지(62)가 자신의 돈 2천만 원을 빌려 갔으나 돌려주지 않아 범행했다는 진술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으로 볼 때 김 씨가 계획적으로 강도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건 현장인 아파트 1층 출입구 CCTV에는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후 3시 51분 김 씨와 A 씨 등 총 4명이 아파트로 진입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어 15분 뒤인 오후 4시 6분 이 씨 부부가 아파트로 들어갔고, 아파트 내부 어딘가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 씨 등은 이 씨 부부가 집 안으로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가 작은 아들로부터 받은 5억원 돈 가방을 빼앗고, 두 사람을 살해했다.

범행 당시 마침 이 씨 부부가 돈 가방을 갖고 있던 점, 피의자와 피해자의 아파트 진입 시차가 15분에 불과한 점, 단 2시간 30분간의 범행 후 공범들이 달아난 점 등을 보면 수억원의 차량판매 대금을 노린 계획적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 주범격인 김모(34) 씨가 이 씨의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달 25일 이후 한동안 카카오톡으로 숨진 피해자 중 한 명인 이 씨의 어머니 행세 동생과 문자를 받은 사실도 밝혀내 이를 뒷받침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 또한 현장에서 사라져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김 씨가 정확히 며칠간 피해자 행세를 했는지는 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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