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1세대(1955∼1963년생)는 이른바 ‘낀 세대’다. 부모를 모셨던 ‘나’는 정작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다. 자식 세대의 취업난과 늦은 결혼, 퇴직해도 일해야 하는 사회현상이다. 이들 세대는 소득절벽 앞에 선다. 퇴직하고 국민연금이나 노인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년 가까운 공백기다. 자녀 대학등록금과 결혼비용 등 지출이 생기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를 두고 현대판 ‘보릿고개’라고 부른다. 본보는 베이비부머, 5060 신중년 세대들의 고충과 대안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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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제1회 서구 채용한마당 행사’가 열린 19일 인천시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의 신중년(50∼69세)은 82만9천여 명이다. 시 전체 인구의 28%에 이른다. 퇴직을 앞둔 50대는 노후 대비와 재취업을 고민하고, 이미 퇴직한 60대는 다시 기약 없는 취업시장에 뛰어든다. 인천의 50대 고용률은 77.9%에서 60세 이상이 되면 38.8%(전국 평균 40.7%)로 뚝 떨어진다.

신중년은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인천시고령사회대응센터의 인천베이비부머 실태조사(2018)에 따르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베이비부머 중 42%가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를 이유로 들었다. 온라인 중심의 일자리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고, 일자리 자체도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제한된 정보를 얻고 취업활동을 한다. 오랫동안 카드 발급 영업을 했던 50대 여성 A씨는 친구를 따라 마트 판매원을 하다 최근

일당직으로 부동산 판매 텔레마케팅을 한다. 신중년은 경력 단절과 수차례의 이직 등 고용 불안을 감내해야 한다.

19일 중부고용노동청에서 만난 B(60)씨는 굴삭기운전기능 자격증을 포함해 용접기술이 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이 단기 일자리거나 청소·경비 등 단순노동직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실업급여 연령별 지급 현황을 보면 60∼64세가 4만5천848명으로 가장 많다. 55∼59세가 4만5천336명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 내 전체 실업급여자 36만2천313명 중 신중년 세대가 14만2천808명으로 39%를 차지했다.

신중년은 노인과 청년중심의 일자리정책에서도 소외된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인천시 일자리대책 추진계획은 15세 이상, 청년, 여성이 목표다. 사업계획도 눈높이 일자리 발굴 지원, 청년고용률 및 실업률 개선, 청년 창업 및 취업 연계, 청년 일자리 지원 강화 등 온통 청년중심이다.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등 취업 소외계층 지원사업도 있지만 65세 이하인 신중년 세대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구직 중인 C(58)씨는 "재취업을 위해 IT 관련 교육을 받고 싶지만 주민센터나 복지관 수업은 대부분이 노인 대상"이라며 "은퇴한 50대 지인들이 주변에 많은데, 재취업 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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