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사흘 째를 맞는 24일에도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 남측의 대미공조를 비난하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도 연락사무소 북측 인원들의 철수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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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고위급 연기 뒤, 남북 마주 앉았지만…(CG) [연합뉴스TV 제공]
 대신 대외 선전매체들은 한미간의 대북정책 공조와, 남측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제재 틀 내 남북협력’에 비판의 날을 세우며 남측을 향한 측면 압박을 계속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논평에서 "한심한 것은 미국과 공조하여 평화체제 구축과 북남협력을 꿈꾸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라며 "남조선이 미국과 공조해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의 강행으로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실현에 방해만 놀고 있으며 북남 경제협력 사업에도 사사건건 참견하며 장애와 난관만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23일 자 신문의 ‘제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글에서 "남조선 당국자들이 떠드는 ‘대북제재의 틀 내에서의 남북협력사업’은 북남관계 개선과 협력에 불필요한 외세의 개입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남북 합의의 근본 정신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자들이 중재자 역할, 촉진자 역할을 떠드는 것도 미국의 승인과 지시가 없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자기 처지도 의식하지 못하는 주제넘은 처사"라고 밝혔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비난한 별도 기사에서는 "남조선 당국이 동족이고 북남선언에 합의한 상대인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추종하면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남측이 미국과의 공조하에 제재의 틀을 준수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북측의 연락사무소 철수에도 남측의 이런 태도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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