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에서 보여 준 입시열기와 그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 따르면 남미자 부연구위원과 배정현 전문연구원, 오수경 대중문화 칼럼니스트가 각각 연구책임자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드라마 SKY캐슬에서 재현되는 교육열과 사회적 의미’ 연구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해당 드라마를 연구한 배경에 대해 "이 드라마는 첫 회 방영 당시 시청률이 1%대에 불과했지만 최종 회는 20%를 상회할 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며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교육열을 상위 계층의 삶을 통해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보고서는 각 인물별 특징도 상징적으로 묘사했다. 극 중에서 자녀의 사회적 상징 획득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인물로는 차민혁(김병철 분)과 한서진(염정아)을 꼽았다. ‘입시 코디네이터’로 나왔던 김주영(김서형)은 맹목적인 자녀 교육 욕망의 실천 주체이자 어두운 그림자와 같은 인물로 평가했다.

 반면 극 중의 자녀들은 부모 세대에 포섭되지 않고 탈주를 시도하는 아이들로 표현했다고 봤다.

 연구보고서는 이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한국사회에서 과도한 교육열이 부모의 욕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서진과 차민혁은 그들의 출신 배경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극성스러운 교육열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사회의 교육열은 자녀의 교육적 성취나 성공을 가문의 번창과 연결해 사회계층이 상속되길 원하는 ‘가족주의’에 기인한다고 파악했다.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는 주남대 정형외과 교수로 나오는 강준상(정준호)의 어머니인 윤여사를 사례로 제시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 부적절한 방법도 불사하는 결과주의적 교육열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능의 상징으로 그려진 학교와 공교육도 언급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수십억 원이 드는 입시 코디네이터와 고액 과외, 전문학원 등의 사교육이 대학입시의 결과에 결정적이라고 묘사했다.

 이에 반해 교사는 수업시간에 인터넷 강의를 틀어주는 무능함과 시험지를 유출하는 불법적 존재로, 학교는 자본의 개입에 무능력하고 편법과 불법이 묵인되는 공간으로 재현됐다고 평가했다.

 도교육연구원 관계자는 "교육이 계층 상승의 도구로, 교육경쟁이 일종의 게임이 돼 버린 상황에서 공정성은 소수의 특권을 정당화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교육이 사회적 지위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며 누구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사회의 구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드라마 SKY캐슬이 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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