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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신차 출시는 일반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기간이다. 메이커 입장에서도 다른 마케팅 전략 등 판매를 올리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무엇보다 신차 효과는 가장 크고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그만큼 기다리고 가다리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메이커에서 대당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비용을 쏟아붓기에는 부담이 되는 만큼 적절한 시기를 맞춰 후속 신차를 내보낸다. 그래서 연식 변경, 페이트 리프트, 마이너 체인지, 메이머 체인지, 풀 체인지 등 비용이나 기간이 덜 소모되는 방법을 최대한 구사해 밀어내기를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문제는 이 기간이 길면 충성 고객이 방향을 틀고 다른 경쟁사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고 매출도 급감해 해당 메이커에서의 손실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차 출시 타이밍이 늦는 것이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이나 리콜 등 문제가 발생해 늦어지는 것이라면 당연히 자사가 감수해야 하지만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신차 인증은 국토교통부 담당의 안전인증과 환경부 소관의 환경인증과 배터리 등의 테스트를 통한 보조금 지급 인증을 한다. 또 인증 기준이 더욱 세분화되고 많아져 까다로워지면서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다. 현재 인증기간을 보면 안전인증은 1~3개월, 환경인증은 6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정도면 연초 인증을 의뢰해도 빨라야 연말에 판매할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같은 차량의 인증이 끝나고 추가된 장치나 연식이 조금 변경돼도 같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다. 서류 낭비에 기간 낭비이고 비용낭비라 할 수 있고 최근의 규제 혁파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시스템일 경우 추가되는 장치만 심사하고 인증해주는 절차의 요령이 필요하다. 해당 기업체는 불만이 있어도 해당 기관에 찍히는 두려움으로 언급도 못하고 그냥 삭히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최근에 부각되는 친환경차의 경우 꼭 대기업 제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 제품도 있는 만큼 시간과의 싸움에서 정부 기관이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다. 중소기업은 제품을 만들어놓고 가다릴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필요 없는 절차는 생략하고 중복된 절차는 줄여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도리어 이 상황이 정부의 갑질로 보인다. 앞으로 과감한 절차 생략을 촉구한다. 특히 자세히 들여다보면 융통성 확보는 기본이나 장비나 요원이 부족하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험기관에서 주말도 반납하고 시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갖은 노력을 다해도 욕을 먹는 경우도 많다.

 나는 예전부터 국내 인증시험이나 요원이 절대 부족해 제대로 된 인증 시스템이 작동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 앞서 언급한 각종 이유가 많아지면서 인증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부분은 심각하게 유의할 필요가 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심각한 손실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맘에 드는 차종을 구입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서 더욱 심각한 유통 문화가 악화된다. 최근 수입차의 경우는 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더욱 서류심사 등 여러 면에서 까다로워지면서 심사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신차는 개점휴업 상태의 전시장도 많아지고 있고 오는 고객을 설득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도 최근의 한 특성이다. 안전인증이나 환경인증을 각각 1~2개월로 당겨서 모든 절차를 마치는데 3~4개월 이내로 모두 끝내는 시설과 인적 충원이 필요하다.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고 속도전이 승리의 요소라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정부나 공공기관은 갑의 온상이 아닌 ‘을’로서 역할을 하고 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앞에서 끄는 역할이 아닌 뒤에서 밀어주는 효과를 말한다. 인증기간을 과감히 줄이고 과정 중 규제는 당연히 없애야 한다. 그리고 중복 절차도 생략해야 한다. 소비자는 조기에 원하는 신차를 구입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도 늘어난다. 당연히 시장 활성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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