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매립지) 사용종료에 대한 현실성이 의문이다. 매립지 사용에 따른 환경 문제의 뿌리를 찾아 해소하고자 4자(인천시장, 경기도지사, 서울시장, 환경부장관)는 2015년 6월 폐기물 감축을 약속했지만 실패했다. 환경부 주도로 생활폐기물 직매립제로화, 건설·사업장 매립량 감축 방안을 만들었지만 3개 시·도 모두 지키지 못했다. 환경부는 폐기물 선별시설을 매립지에 지으려고 해 인천시만 매립지 사용종료를 외치는 꼴이다. 25일 인천연구원 등에 따르면 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 현황은 인천시 2015년 183t, 2016년 214t, 2017년 255t으로 매년 늘고 있다. 경기도는 2015년 567t, 2016년 654t, 2017년 659t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2015년 714t, 2016년 772t, 2017년 840t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직매립량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2015년 하루 400t만 직매립하기로 했지만 719t이었고, 2016년 하루 119t이 목표였지만 766t으로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수도권해안매립실무조정위원회에서 매립지에 폐기물 분리·선별시설(안)에 합의했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애초 폐기물 전처리시설을 요구했지만 인천시가 주민 여론을 수렴해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해 단순 선별시설로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선별시설 설치는 주민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여론을 듣는 시간을 갖기로 했고, 3개 시·도가 자주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대체매립지 후보지로 시 안팎에서 여러 지역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입지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립지 부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폐기물시설촉진법상 주민이 반대하면 입지선정위를 만들 수 없어 시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아예 원자력발전소처럼 주민투표가 이뤄지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남춘 시장은 신년 인터뷰에서 "소각재 등을 경기·서울에서 인천까지 실고 오는 것 자체가 환경오염이다"라며 "매립지는 2025년 반드시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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