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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운 인천국제공항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인천국제공항이 올해로 개항 18주년을 맞이한다. 정일영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및 정부기관과 상주 직원들에게 ‘인천국제공항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개항 18주년을 축하하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나도 1993년 물막이 공사로 인천공항과 인연을 맺게 돼 영종에서 26년째 살고 있다. 바다를 막고 허허벌판에서 모랫바람을 맞아가며 공사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돌이켜 보니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외부에서 손님들이 오면 용유에 있는 인천공항 전망대로 모시고 간다. 계류장과 활주로에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며 인천공항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설명하면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온다.

 이처럼 인천공항은 영종·용유의 자랑거리이자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대표하는 상징이나 다름없다. 인천공항은 국제선 전용 공항으로 개항했으나 초기부터 김포공항에 황금노선인 도쿄와 베이징을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1·2·3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작년에는 4단계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금 인천공항이 처한 현실은 국내외적으로 그리 녹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거철만 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영남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신공항, 호남과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남권 신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KTX가 잘 발달돼 있다. 고속도로 시대에는 서울과 부산이 5시간 걸리는 일일 생활권이지만 현재는 서울과 부산, 목포도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으로 고속철도가 잘 돼 있어 지방공항의 필요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나도 지방의 경조사가 있을 때는 승용차나 버스보다는 공항철도로 서울역에서 KTX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지방 공항은 KTX로 인해 용도를 변경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국제선 이용은 인천공항으로 인식이 돼 가고 있다. 또한 동북아의 허브공항도 도쿄에서 인천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국가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인기 영합 위주 발언은 허브공항을 만드는 데 걸림돌만 될 뿐이다. 네덜란드는 인구가 우리나라의 3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공항이 있다. 스키폴공항이다. 인천공항이 리딩공항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삼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스키폴공항이 허브공항이 됐다고 지방공항을 육성하자고 했다면 지금의 스키폴공항은 그냥 유럽의 평범한 공항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공항이나 항만 같은 국책사업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이 국민을 먹여살리는 하나의 국가사업이다. 분배와 평등이 아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을 신공항 후보지로 선택할 때만 해도 많은 반대가 있었다. 생태계 파괴, 지반침하 우려, 안개가 많이 낀다는 등 수많은 반대 논리를 무릅쓰고 만들어졌다.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항공사와 상주기관, 상주직원, 항공사, 물류업체 등 많은 공항 종사자들이 지금의 인천공항을 반석 위에 올려 놓았다. 이를 토대로 영종도에는 LH, 인천도시공사 등 많은 공기업이 수십조 원을 투자했고 반도체공장과 물류업체, 카지노 등 국내외 자본 등이 인천공항의 가치를 따져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고 지금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항공협정이란 것이 있다. 마치 항공업계 외교관계 같은 것이다. 중국은 일본과는 항공협정을 맺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항공협정을 맺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의 실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막강한 자본과 경제력으로 허브공항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하늘길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시작됐다. 10년 후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시장이 50%를 점유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천금같은 기회를 잡은 허브공항 자리를 우리는 절대 내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외적으로는 정부, 인천공항공사, 항공사가 협업하고 대내적으로는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역주민이 삼위일체가 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도 말로만 세계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인천공항의 일일 사원이 돼서 공항근무의 애로사항과 어려움을 경험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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