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식이 풍부한 사람 소위 가방끈이 긴 사람은 차고 넘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처신과 염치가 제대로 있는 사람이다. 또 지혜로운 사람은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잘 구분하지만 반면 어리석은 사람은 집착이 강하기에 물러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못한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여러 가지 무겁고 힘겨운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 자신이 보고, 경험하고, 배운 범위 내에서 상대를 정죄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이해도 하지 못한 채 주변을 좌지우지하려고 한다.

 요즘 이천에서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자주 거론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이천시장직 인수위원회 일부 위원들로 여러 곳에서 이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지난 1월 말께, 이천시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단체의 정기총회.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7명의 공동의장을, 미리 뽑아 놓고 인준을 받았는데 그 중 1명이 인수위원이었다. 당연직을 포함한 15명의 운영위원 중 여러 명의 인수위원과 선거캠프 사람들로 구성됐다.

 이번에는 살고 싶고 떠나고 싶지 않은 이천시를 만들기 위해 최근 발족한 한 위원회에도 이들이 중요한 직책을 모두 차지했다. 물론 이들에게는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식과 풍부한 경험 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기 인수위 활동을 마치면서 ‘낙하산 인사와 보은 인사를 받은 것에 대해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놓고 자신들이 산하기관장에 대거 공모에 참여하면서 시민들의 눈총을 받은 일이 있다. 앞뒤가 다르다는 지적을 받은 이들이 정말로 이천시 발전을 위한 생각으로 활동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욕심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것인지 분명히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많이 배우고 지식이 넉넉한 사람은 선구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지만 지식은 있고 지혜가 없다면 곤란하다. 무지는 위험하지 않으나 자기 자신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겸손하지 않는 자신감이야말로 이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는 큰 함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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