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부수(夫唱婦隨)’. 서로 협동하고 화합하는 부부 혹은 뜻이 잘 맞거나 행동이 일치하는 부부를 일컫는 사자성어다.
이들 부부는 1955년생 동갑내기로 직업군인이었던 남편의 발령으로 1982년 포천으로 이주했다.
‘내 손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싶었다’는 이들 부부는 도시락 봉사, 청소 봉사, 농가 일손 돕기, 목욕 봉사 등 30여 년간 다양한 봉사를 함께 했다.
이들의 봉사활동은 김길순 고문이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과 학교 일을 도우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학부모로서 행사에 참여했던 것이 장암6리와 면 부녀회장을 맡아 10여 년간 몸담게 되면서 김 고문의 활동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현재 1년에 참여하는 자원봉사 횟수만 100여 건에 이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 당연히 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었지만 모든 게 순탄할 수는 없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도 김 고문은 자원봉사를 그만두지 않았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병원을 다니면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편 서상철 씨는 큰 수술로 쇠약해진 아내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자원봉사를 계속하겠다는 결정을 존중해 줬다. 오히려 아내가 귀하게 여기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다. 아내를 직접 차로 데려다 주고 잘 해낼 수 있도록 보조했다. 이 일로 2017년에는 포천시 새마을회로부터 ‘외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길순 고문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의 경우 국가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소득이 없거나 적음에도 법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웃이 많다. 이런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찾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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