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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위치한 부평은광 입구. 지금은 폐쇄됐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광명동굴과 같은 관광콘텐츠로 조성하겠다던 ‘부평은광’ 조성사업이 빛 좋은 개살구 신세다.

오는 5월 5일 완료를 앞둔 ‘인천 부평광산(은광)개발 가능성 및 안전성 등 기초조사 용역’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26일 시에 따르면 부평은광 조성사업은 2017년 10월 전임 시정부에서 처음 추진됐다. 당시 시는 3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안전도 검사 등을 위한 조사 용역을 실시한 후 안전성이 확보되면 300억 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2㎞ 구간을 관광명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초 실시하려던 조사 용역은 그해 11월 시작됐고, 현재 완료된 시추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반 안전성 등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부평은광은 1993년 5월 2일 1천400㎡ 면적의 지반이 한순간에 400m 가까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근 인천가족공원의 묘 92기가 매몰됐고, 63기의 묘가 피해를 입었다. 사고 후 대부분의 갱도는 물로 차 있었고, 일부 공동(空洞, 빈 동굴)으로 인한 추가 매몰이 우려돼 모래와 콘크리트 등이 갱도에 채워졌다.

최근 진행 중인 조사에서도 관광콘텐츠로 개발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갱도 일부는 두꺼운 콘크리트로 막혀 있고, 갱도 천장에는 녹슨 파이프들이 중간 중간 튀어 나와 있는 상태다. 광명동굴처럼 관광화하기 위해서는 동굴 곳곳에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한다. 하지만 부평은광은 그 수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빈 공간을 만드는 것도 안전성 문제 등으로 불가능하다.

예산 문제도 걸림돌이다. 광명동굴 조성에는 1천억여 원이 들어갔다. 이에 비해 여건이 좋지 않은 부평은광은 예산 규모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지역의 한 전문가는 "이미 한 번 무너졌던 공간을 수백억 원을 들여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시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며 "당시 지방선거를 몇 개월 앞두고 인기를 끌기 위해 추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으며,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추후 추진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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