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순방을 다녀온 뒤 ‘할랄’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 앞서 할랄 열풍은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중동 순방 이후, 해외수출 신먹거리 산업으로 부각됐었다. 문 대통령도 말레이시아 방문 당시 마트를 방문해 한국산 딸기 등을 보면서 새로운 할랄식품 산업의 잠재성을 봤다고 말했다. 현재 할랄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무슬림 인구는 2015년 기준 18억 명으로 추산돼 전 세계 인구의 24.1%를 차지한다. 여기에 이슬람권 출산율은 세계 평균인 2.4명보다 높고,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오는 2060년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1%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이들이 먹는 식품시장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앞서 정권에서도 할랄의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척(?)했지만, 결국은 용두사미가 됐다.

 당시 워낙 큰 이슈가 돼 나 역시 3년 전 해외취재 아이템으로 ‘경기도 할랄 시장을 잡아라’라는 5편의 시리즈를 연재했다. 중동 대표 할랄 국가인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일주일에 걸쳐 할랄을 봤다. 이후 3년이 지났지만, 국내 수출 할랄시장 성과는 미미하다. 아직도 한류를 통한 스타 문화마케팅만 의존하고 있다. 이번 문 대통령 순방을 보면서 학습효과처럼 버블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정부 측은 연일 할랄에 대해 시장성과 미래 수출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미 국내 식품 업체들은 일찌감치 무슬림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이슬람 경전 ‘코란’의 율법에서 정한 돼지고기, 장어 등 몇 가지만 제외하면 통과되는 식품이 아니다. 최소한 이슬람 문화를 알고, 율법을 알아야지 수출할 수 있다. 그만큼 어려운 시장이다.

 할랄 열풍이 3∼4년 흘러도 정부는 아직도 제대로 된 지원 창구도 없이 ‘고기 많이 잡히는 강, 알려줬으니 잡아라’라는 식으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방관 중이다. 적어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은 제시한 후, 새로운 먹거리를 알려줘라. 그것이 책임 있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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