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도시공간과 커먼즈, 도시에 대한 권리(인천학연구총서 42)
양준호·민운기·이희환 / 보고사 / 3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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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도시문제를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커먼즈(Commons)’ 개념과 ‘도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the City)’ 이론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공동 저작물이 출간됐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의 연구비 지원에 의해 3인 공저로 출간된 「인천의 도시공간과 커먼즈, 도시에 대한 권리」이다.

 저자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와 인천 배다리마을을 거점으로 도시운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기획자인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 그리고 한국문학을 전공한 도시인문학 연구자인 이희환 박사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실천해 왔던 인천의 도시문제를 공통의 문제의식 아래 책으로 묶었다. 이들이 특히 공통의 대안적 문제로 주목한 것은 커먼즈와 도시에 대한 권리라는 개념과 그 이념적 지향이다.

 커먼즈는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의 저서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 이후 연구와 실천이 활발해진 담론으로, 사적소유제를 기반으로 한 신자유주의의 무한 팽창에 맞서 시민들이 도시에서 함께 향유해야 할 공동 자원 혹은 공유재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커먼즈에 대한 이론적 연구와 함께 다양한 차원에서 실천적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도시학자인 앙리 르페브르가 처음으로 이론화한 이후 도시의 정치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하비가 현대의 도시 흐름에 맞서 대안적 운동의 이념형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도시는 도시 거주자들이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도시에 대한 권리를 갖지만 실제로 도시에 대한 권리를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박탈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개념은 프랑스를 넘어 세계 각국으로, 특히 라틴아메리카에 큰 영향을 미쳐 브라질의 경우 도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다.

 커먼즈와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으로 저자들이 주로 분석한 것은 최근 10년 동안 인천의 도시공간 문제이다. 인문학 연구자인 이희환 박사가 인천의 근대도시사의 흐름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민운기 대표는 민선 시정부가 바뀌면서 도시의 문화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을 소외시켰는지를 밝히는 한편, 배다리마을에서 시작된 주민들의 도시에 대한 권리 운동을 소개한다. 나아가 인천의 원도심 지역에 시민들이 공유해야 할 커먼즈 자산에 대한 유형을 제시하고, 이를 시민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커먼즈 운동을 제안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희환 박사는 문학산, 주안, 송도, 월미공원 등 도시공간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지난 10여 년간 인천에서 벌어진 도시공공성을 둘러싼 갈등의 주요 현장인 동구와 북성포구, 내항재개발 등의 문제를 커먼즈와 도시권 운동으로 승화시킬 것을 주창한다.

 송도국제도시 개발 과정의 약탈적 인클로저 방식 개발 문제를 학술논문으로 제시한 양준호 교수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인천의 도시문제를 바라보는 이론적 개념으로 커먼즈와 도시권 개념에 대한 이론적 모색을 주로 서론과 결론을 통해 제시한다.

 양 교수에 따르면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시문제는 전형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성장담론에 입각한 개별이며, 이를 주도하는 국제 자본과 함께 인천지역 내에서 이에 호응하는 성장연합 세력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역내발적 발전을 모색하면서 도시정책 차원의 정책 전환과 함께 도시운동 차원에서 도시권 쟁취를 위한 새로운 도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도시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반적인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 과정뿐만 아니라 도시 공공서비스의 생산 과정에 대해서도 시민이 직접 통제하고 개입하는 운동을 통해 ‘생산자로서의 시민’을 교육시켜 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공포
밥 우드워드 / 딥인사이드 / 2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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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반도의 안보 및 경제 이슈와 관련된 주요 외교 쟁점들에 대한 트럼프의 ‘속내’와 백악관 내부의 의사결정 현장을 담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의 경우 오바마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다. 또 주한미군 및 사드 배치와 관련해 참모들이 안보적 중요성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철저히 ‘비용과 편익’의 논리로 일관하며 거듭 회의론을 제기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 외에도 저자 밥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후의 모습과 내각 구성 과정, 트럼프의 변호사들과 러시아 수사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의 협상 과정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우리 이제 낭만을 이야기합시다
김도훈 / 웨일북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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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코리아’ 편집장 김도훈의 첫 번째 에세이다. 2004년부터 글 쓰는 업을 해 온 그는 영화가 새로운 담론을 만들던 시기에 영화 잡지에 있었다. 옷을 사랑한 그는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인 패션잡지에도 몸을 담았다. 온라인 매체가 대안으로 떠오르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는 대표적인 뉴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있다.

사람, 영화, 도시, 옷, 물건, 정치까지 그가 글로 다루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정제된 단문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쓴다. 이 책에 솎아 내고 엮은 글들은 그동안 그가 써 온 글 중 가장 아끼는 것들이다. 매체에 기고하지 않고 남겨 뒀던 개인적 에피소드들도 있다. 거기에는 솔직한 허영과 자조적 유머가 있다. 세련된 취향을 쌓아올린 순간의 감각들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 건 늘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그 특별한 상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 것이기도 하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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