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항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7일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찬성 64.09%, 반대 35.91%로 부결됐다.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표(66.66%)를 받아야 사내 이사직 연임이 가능했지만 2.6%p 부족했다. 조 회장은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에 대한항공 이사직을 상실하게 됐다. 이는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에 제한을 받은 첫 사례가 됐다.

대항항공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됐지만 경영권 박탈은 아니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부결로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주총에 참여했던 대한항공 직원 A씨는 "우선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 등이 제기돼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경영적인 부분은 별개로 봐야 한다"며 "이를 쇄신 하기 위해서라도 그간 글로벌 경영을 추구해 온 조 회장의 연임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주관으로 6월에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등 글로벌 행사에도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직원 B씨는 "조 회장이 사내이사로 연임되지 않아도 어차피 측근이나 말 잘 듣는 사람을 앉힐 것 아니냐"라며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일 것 같아 신경 쓰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부결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 단체들은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라는 입장과 "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평가는 부분적, 일시적 사정을 넘어 장기간의 경영 성과와 총체적인 관리능력 등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뤄졌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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