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군공항.jpg
▲ 화성시 화옹지구. /화성시 제공
화성시가 대표적 님비(NIMBY)시설인 군공항에 이어 매립지까지 이전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그동안 국방부에서 화옹지구를 군공항 예비 이전후보지로 선정한 이후 줄곧 이전계획 철회를 촉구해 왔던 화성시 입장에서는 ‘쓰레기매립지 이전’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힌 셈이어서 향후 대응 방향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27일 환경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오는 5월께 인천·경기지역을 포함해 8곳을 수도권매립지 대체 후보지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대체 매립지 선정 용역을 공동 주관한 서울·경기·인천의 추후 논의를 통해 발표 날짜와 선정 방식은 다시 조정될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발표가 나기 전부터 대체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이 외부로 흘러나오자 해당 지자체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시·군은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로 국방부, 수원시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화성시다. 서해안 관광벨트 조성을 계획 중인 화옹지구에 수원군공항 이전에 더해 쓰레기매립지 조성 얘기까지 나오면서 ‘님비시설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형국이기 때문이다.

화옹지구는 199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대규모 간척농지 조성을 위해 서신면 궁평항에서 우정읍 매향리까지 9.8㎞의 바닷물을 막아 간척지 4천482만㏊와 화성호 1천730만㏊를 조성하는 간척농지 개발사업 부지다. 사업지구 1∼9공구 중 방수제인 1∼3공구(37㎞)는 모두 준공됐다. 나머지 4공구(768㏊)는 에코팜랜드, 5공구(543㏊)는 화훼단지, 6공구(1천46㏊)는 농지, 7∼8공구(2천125㏊)는 복합영농단지를 2023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그런데 국방부는 2017년 2월 수원시 권선구 장지동 일대 6.3㎢에 걸쳐 들어서 있는 수원군공항의 예비 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했다. 이후 화성시와 수원시는 1949년 8월 15일 행정구역 개편으로 분리되기 전까지 ‘한동네’였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첨예한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성시는 수도권매립지 대체 후보지로 화옹지구가 거론되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는 현재 1개 과 4개 팀 15명 규모로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 부서까지 신설하며 국방부와 수원시의 군공항 이전계획을 방어하고 있다. 여기에 쓰레기매립지 대체 후보지까지 선정되면 님비시설을 막는 데 행정력을 낭비할 수밖에 없어서다.

시는 해외 출장 중인 서철모 시장이 복귀하면 구체적인 대응책을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정치권도 시·도의원을 통해 경기도와 환경부에 쓰레기매립지 조성계획에 대한 정보를 요청해 놨으며, 도청 담당부서에 이러한 계획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해 놓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일단 공식적으로 대체 매립지 후보지역이 발표된 게 아니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점검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만일 매립지까지 이전한다는 소식이 공식화되면 군공항 이전 반대 양상과 비슷한 대응이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님비시설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