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가 권선구 고색동 저류지를 활용해 조성한 족구장의 인조잔디가 뒤엉켜 뜯겨져 있다.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수원시가 권선구 고색동 저류지를 활용해 조성한 족구장의 인조잔디가 뜯겨져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가 낡고 지저분하다는 인식이 강한 공장지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수원산업단지를 ‘델타 플렉스(Delta Plex)’로 명칭을 바꿨지만 고질적인 불법 주정차 문제, 상업시설 부족, 지원시설 관리 미흡 등으로 청년층을 유입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권선구 고색동 120만5천488㎡ 일원에 총 3개 단지 규모로 수원산업단지를 조성했다. 이는 서울숲과 맞먹는 부지 면적이다. 현재 704개 정보통신(IT)·생명공학(BT) 등 첨단 업종의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근로자도 1만4천288명에 달한다.

2010년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 ‘커민스필터’는 수원산단 1단지에 4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커민스필터는 미국 경제 월간지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포함되기도 했다.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각광받는 드론 생산업체인 ‘바이로봇’도 들어와 있다. 시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드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기관과 연구소, 우수 기업을 유치해 드론산업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델타 플렉스 입주기업들은 남모를 고충을 겪고 있다. 서수원 외곽에 위치한 탓에 교통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그동안 ‘산업단지’ 명칭을 사용하면서 제조업 중심의 공장밀집지역 선입견이 생겨 청년들이 취직을 꺼린다는 점이다.

이날 수원기업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입주기업인 현장간담회에서도 회사 대표들은 "청년친화형 산업단지 조성 등 환경 개선으로 델타 플렉스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건의사항을 말했다.

한 기업인은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기업 역시 일할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며 "청년과 기업 간 맞춤형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시가 청년층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델타 플렉스’로 이름까지 변경했지만 산업단지 내부를 보면 청년층을 끌어들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620여 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만들었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어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 청년 근로자들이 점심시간에 회사 밖에서 한 끼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식당과 상가도 한식뷔페와 편의점 위주로 들어와 있어 다양성이 떨어진다.

시가 근로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저류지를 활용해 족구 및 농구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했지만 이마저도 인조잔디가 뜯겨져 나가 있고 그물도 설치하지 않는 등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대중교통 역시 수원 광교신도시와 영통·망포동을 비롯해 화성시 동탄신도시, 용인시 수지구 등 20대 청년 거주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을 연결하는 시내·마을버스 노선이 배정돼 있지 않거나 1∼2개에 불과하다.

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청년 근로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주변 환경 여건을 형성해 달라는 델타 플렉스 입주기업들의 요구가 있어 통근버스 운영 및 문화공연 프로그램 지원 등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장민경 인턴기자 jm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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