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9년도 어느덧 1분기가 훌쩍 지나갔다. 세월은 하염없이 지나가는데 이 세월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네 사람이다.

 그런데도 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니 참 한심하다. 나 역시 그렇다. 앞으로 나에게 남은 시간과 세월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른다.

 정말 이 현실을 지나 미래의 나에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후회 없는 삶이란 정말 어떤 삶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나’에 따라 그 평가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아내는 나보고 ‘오지랖이 한없이 넓은 사람’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매일 집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사람들만 생각한다고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 역시도 미안하고 얼굴을 들지 못한다.

 얼마 전 이해인 수녀의 ‘이런 사람’이라는 짧은 글을 보면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수녀는 "한순간을 만났어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매 순간을 만났어도 잊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필요할 때 날 찾는 사람도 있고, 내가 필요할 땐 곁에 없는 사람도 있다. 내가 좋은 날에 함께했던 사람도 있고, 내가 힘들 때 나를 떠난 사람도 있다. 사람의 관계란 우연히 만나 관심을 가지면 인연이 되고, 공을 들이면 필연이 된다. 얼굴이 먼저 떠오르면 보고 싶은 사람, 이름이 먼저 떠오르면 잊을 수 없는 사람, 외로움은 누구인가가 채워줄 수 있지만, 그리움은 그 사람이 아니면 채울 수 없다"고 했다.

 한평생 이런 사람으로 살았다면 정말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사람,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 누군가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사람, 그리움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등 정말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오지랖이 넓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태어나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지 않는 삶만 살아도 잘 산 삶이라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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