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조기에 산불 등 화재가 빈발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게다가 농촌에서 해충 퇴치를 목적으로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내 농촌지역에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해충을 없앤다는 차원에서 논과 밭두렁의 건초를 태우다가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다발하고 있어 한층 주의가 요청된다는 소식이다.

매년 봄철 영농철이 시작되기 전에 많은 농가들이 겨울철에 사용하지 않았던 논밭을 태우는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 때문이라 한다.

농번기를 앞둔 봄철에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면 땅속에 서식하던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이 퇴치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다.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을 박멸하기는커녕 오히려 해충의 천적을 사라지게 만드는 데다, 자칫 주변으로 불이 번질 경우 대형화재로 이어져 인명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얘기다.

농촌진흥청은 경기·충청지역 논둑 3곳(1㎡)에 서식하는 전체 미세동물의 89%(7천256마리)가 거미·톡톡이 등 해충의 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소방 당국 또한 봄철 건조한 날씨에는 작은 불똥이라도 주변으로 날리면 삽시간에 불이 커질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처럼 농진청과 소방 당국이 해마다 봄철이면 논밭두렁 태우기의 무익함과 화재 발생의 주범임을 알리고 있으나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잖아도 오는 5일이 국토 산하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다. 해마다 엄청난 면적의 산림이 산불로 사라지고 있다.

산림청은 식목일과 청명·한식을 맞아 성묘객과 상춘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청명·한식 산불방지 특별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산림청은 본격적인 영농 준비로 논·밭두렁 소각이 많아지고, 성묘객과 등산객, 산나물 채취자 등 입산객이 증가해 산불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로 보고 있다. 최근 10년간 산불 통계를 보면 청명·한식일 전후(4.4~6) 3일간 평균 15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64ha의 산림이 소실됐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은 나무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봄철 논밭두렁 태우기는 이제 그만할 것을 재삼재사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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