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151층 마천루를 짓는데 들어간 사업비를 포기하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우선 SLC가 3년 넘게 멈췄던 아파트 개발사업을 재개할 수 있고, 인천경제청은 SLC가 맡은 송도 6공구 내 모든 블록에서 개발이익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LC의 기(旣) 투입비용 862억 원을 개발이익 정산에 포함시키면 인천경제청이 거꾸로 SLC에 돈을 물어줘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과 SLC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송도 6·8공구 내 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에 들어간 사업비 862억 원에 대한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구두 합의를 2일 공식화했다.

SLC가 862억 원을 인천경제청과의 개발이익 정산에서는 빼기로 하면서 2016년 10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6공구 A14블록(1만9천979㎡) 내 ‘힐스테이트레이크 3차’ 아파트를 세울 수 있게 됐다. SLC는 지난달 6일 관련된 경관 심의안을 인천경제청에 접수해 오는 4일 열리는 제8차 경관심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전 검토 등이 미진해 다음달 경관심의로 미뤄졌다. A14블록 내 아파트는 1천137가구로 경관·건축심의 등을 신속하게 받아 내년 3∼4월 중 일반에 분양할 것으로 보인다.

SLC는 이번 합의로 같은 공구 내 공동주택용지인 A8·A16블록의 소유권 이전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경제청은 A14블록 경관심의 반려와 함께 SLC가 요청한 A8·A16블록의 토지매매계약 체결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법원은 SLC의 손을 들어 줘 A8블록의 소유권을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또 A11·13·14블록 내 가구수를 2015년 사업조정합의서에 따라 각각 10%씩 증가시켰던 것과 같이 남은 A8·A15·16블록의 가구수도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SLC가 2015년 개발권 변경을 통해 얻은 7개 블록 중 1개 블록(A12)은 현재 인천경제청이 회수했다. SLC는 앞으로 A14·16·15·8블록 순으로 약 3천500가구의 공동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인천경제청도 시민들과 약속한 송도 6공구 개발이익 환수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LC는 A11·13블록의 개발을 마쳤는데 여기에 기투입비 862억 원과 땅 값 949억4천만 원, 3.3㎡당 공사비 460만 원을 반영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862억 원을 빼면 인천경제청은 각 블록별 내부수익률 12% 초과분인 100억∼300억 원(추정치)의 절반을 챙길 수 있다.

다만, 원가분석 등 사업비 정산을 놓고 양 측이 각기 다른 셈법을 적용해 머리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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