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잘 나오고, 방도 따뜻하니 학교보다 훨씬 낫지."

강원 동해안 산불로 한순간 보금자리를 잃은 동해시 망상지역 이재민들이 임시 거주지를 초등학교에서 국가연수시설로 옮기면서 생활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었다.

망상지역 주민들은 인접한 강릉시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넘어오면서 집이 전소되는 바람에 몸만 빠져나왔다.

이들 이재민은 망상초등학교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지난 6일 저녁 한국철도시설공단 망상수련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동해시는 망상수련원에 직원들을 배치해 이재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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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연수시설이 학교보다는 훨씬 낫지"
(동해=연합뉴스) = 강원산불로 보금자리를 잃고 지난 6일 저녁부터 한국철도시설공단 망상수련원에서 거주하는 한 이재민이 7일 오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재민 조병황(63)씨는 산불로 조상부터 80년 동안 살아온 집을 순식간에 잃고, 이곳 연수원에서 지난밤을 보냈다.

그는 "강릉시 옥계에서 접근한 불이 강풍을 타고 불과 5분 만에 마을을 덮쳐 손을 쓸 새가 없었다"며 "학교는 씻을 수가 없어 불편했는데 연수원은 물이 잘 나오고, 밥도 해먹을 수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다. 이전보다 이재민 대응도 많이 발전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연황(70)씨는 산불로 집과 함께 경운기, 오토바이 등 농사지을 도구와 이동 수단을 모두 잃었다.

전 씨는 "여기는 방이 따뜻하고 쌀과 먹을 것을 다 주기 때문에 100% 만족한다"며 "농사를 짓기 때문에 불탄 집 옆에 하루빨리 컨테이너라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강원 방문 시 이재민 거처는 국가연수원으로 마련하라는 지시와 관련해 피해를 본 9가구 23명을 한국철도시설공단 망상수련원으로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수원에서 이날 아침 식사를 자체 해결한 주민은 보금자리가 불탄 마을로 발걸음을 되돌려 정리에 나서는 복구 희망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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