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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안성맞춤’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조선 중기 안성은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였다. 그 당시 안성장에는 삼남에서 몰려드는 온갖 물건이 풍부하고 질이 좋은 물건들이 많았다고 한다.

 ‘안성맞춤’의 유래는 안성 유기와 관련해 생긴 단어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기를 제작하는 곳도 많았지만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는 장인정신과 뛰어난 솜씨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전국적으로 유명해 ‘안성맞춤’ 대명사가 됐던 자긍심 있는 도시였다.

 그러면 지금 안성의 현주소는 어떤가? 지정학적으로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북측은 용인시, 서쪽은 평택시, 동쪽은 이천시, 남측은 충남 천안시, 충북 진천군이 접하는 지역으로서 수도권과 충청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평택~충주 고속도로,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망이 연계돼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된 도시이다.

 이렇게 안성시가 좋은 잠재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 한강수계법, 농어촌정비법 등 각종 개별법들의 중첩규제로 성장이 멈춰 있다. 또한 도시성장과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유입 인구가 없어 항상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 안성시의 현주소인 것이다.

 중앙정부는 중첩규제로 인한 대못을 박는 법령 개정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서울 근교 도시들은 자연발생으로 서울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특수성 때문에 거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고 규제도 덜 받았다.

 중앙정부는 행정구역상 수도권에 위치한 ‘안성’을 더 이상 소외되고 낙후된 도시로 전락하지 않도록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난달 21일 120조가 투입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지가 용인시 원삼면으로 정해졌다.

 SK하이닉스가 용인시로 선정됨에 따라 수도권 규제에 관한 법률 중 최고에 해당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완화와 빗장을 풀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줬다. 이 여세를 몰아 수도권 규제완화가 된다면 안성시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그동안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성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노력은 다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인근 도시인 용인시,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경북 구미시 등 후보 도시들은 사활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도 최종 선택된 용인시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은 선정 후보지 결과를 보고 인정하기도 싫고,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시민과 공무원,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합심해 노력했던 그 모습들을 보면 얼마나 아름답지 않은가!

 안성시는 서쪽으로 평택시 삼성전자가 있고, 동쪽으로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중간지역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최적지라는 강점을 갖고 있었음에도 말 한마디 없었고 조용히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

 안성시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그들은 자성과 성찰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인 행동이 없었음을 가슴깊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다행히도 최근 안성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월 12일 진천군의 요청으로 동탄~청주공항 간 철도노선을 2021년 수립 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과 용역비 확보 추진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동탄~안성~진천~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망이 반영된다면 안성은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평택~안성~부발간 철도 노선이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이미 반영돼 추진 중에 있다.

 앞으로 안성은 물류와 교통중심의 요충지로서 동서횡단과 남북측이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철도시대를 열어 재도약할 수 있는 준비된 도시로 탄생할 것이다. 교통물류와 철도가 연계된 최고의 도시 안성으로 발전해 조선시대 3대 시장 명성을 되찾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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