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이란 말이 있다. 아무 관심 없이 서로 무심하게 보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속담을 서두에 언급한 이유는 최근 수원시의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본보가 이달 2일자 신문에 보도한 ‘장애인을 위한 전망은 없다’ 제하의 기사를 보면 이러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는 1년여 동안 44억 원을 들여 광교호수공원 일대에 프라이부르크 전망대를 조성했다.

 전망대 맨 윗부분 전망층에서는 원천호수와 신대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치했다. 문제는 전망대가 비장애인 입장에서 봤을 때만 근사한 관광시설일 뿐이라는 점이다. 본보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시가 미흡한 준비로 개관에 나서면서 ‘비장애인’만을 위한 전망대로 전락했다. 기사에서 나온 김경원(지체장애 3급·34)씨는 (사)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분이다. 그가 수십억 원이 들어간 전망대 앞에서 다시금 깨달았을 비장애인의 벽 높이는 어땠을까. "이건 죽으라고 설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그의 절규 속에서 어렴풋이 짐작만 해볼 뿐이다.

 지난달 29일 준공식을 치른 수원컨벤션센터도 마찬가지다. 이날 준공식에는 각계각층에서 경기남부권 마이스 산업을 선도할 수원컨벤션센터 준공식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내빈이 참석했다. 한 여성 장애인도 초청을 받았는지 외부 공식행사를 마친 후 다른 내빈들과 함께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자신에게 지정된 좌석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런데 복잡해진 통행로에서 해당 여성 장애인을 에스코트해줄 공무원이나 진행요원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다른 내빈의 좌석을 치운 뒤 그 자리에 전동휠체어를 세울 수밖에 없었다. 많은 군중 속에서 홀로 좌석을 찾아 헤매던 여성 장애인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특례시 지정을 앞둔 수원시가 125만 인구 규모에 걸맞은 대우를 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우리 곁의 장애인 역시 온전한 시민으로 대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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