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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원 인천서부소방서장
얼어붙었던 땅이 녹고, 올해도 따스한 햇빛이 반기는 봄이 왔다.

 4월은 봄이 한창임을 알리며 꽃들이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으로 온 세상을 물들인다. 모두들 들과 산을 찾아 꽃놀이로 마음이 설레는 계절이기도 하다.

 화재의 위험성이 높아 소방에서 가장 긴장하는 계절, 겨울이 지나갔다.

 그러나 겨울 못지않게 봄은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다.

 국가화재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봄철 화재 발생 현황이 겨울철 화재 28.6%에 이어 26.6%를 차지한다.

 이 중 담배꽁초, 불장난(방화), 쓰레기소각 등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48.4%로 대부분이다.

 조그마한 실수, 그리고 방심이 큰 화재로 이어져 소중한 인명 및 재산, 잘 가꾸어 놓은 우리의 아름다운 산에 피해를 준다. 화재는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발생한 화재는 막기가 대단히 어렵다.

 여러분도 매스컴을 통해 대·소 화재 및 산불 발생 사실을 접해봤을 것이다. 더욱이 화재로 인명피해 소식까지 듣게 되는데 남의 일로 치부해선 안된다.

 어떻게 하면 화재 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까?

 손자병법 36계 마지막 주위상(走爲上)이라는 계책이 있다. 승산이 없으면 도망가라는 것이다.

 여기서 36계 줄행랑이라는 말이 유래됐다 한다. 이는 화재 등 사고 시에도 적용되는데 화재를 발견하거나 인지하면 대피 후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면 평소 화재 등 사고를 대비해 어떤 행동 습관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 계단의 위치를 기억하라.

 어디에 가든, 어디에 있든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신속히 대피 할 수 있는 계단의 위치를 평소 기억하고 살펴본다면 더욱 신속하고 쉽게 대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피난계단과 특별피난계단은 방화구획으로 돼 있어 더욱 안전한 피난 통로다.

 둘째, 피난설비와 피난기구를 확인하라.

 피난설비와 피난기구는 우리 주변에 많이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 어떤 용도인지 잘 모르고 지나치며 급박한 상황에 이를 활용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이다.

 평소 완강기, 경량칸막이, 유도등, 휴대용 비상조명등 등등 여러 설비와 기구 사용법을 익혀 두어야 한다. 소방서에 피난기구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을 문의하면 분명 친절히 답해줄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피보다 초기 소화에 중점을 둬 홍보하고 교육해 왔다.

 초기 소화로 인해 대피시간을 놓쳐 집안에 번진 화세로 결국 밖에 나오지 못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종종 듣곤 한다.

 이제는 대피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

 당신의 자녀, 학생, 친척, 그 누구라도 좋다. ‘先(선) 대피 後(후) 신고’를 하도록 알리고 교육해야 한다.

 119에 신고해 화재사실을 알려 신속히 진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안전이 지켜졌을 때 비로소 119에 신고도 하고 화재도 진압할 수 있는 것이다.

 봄철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변에 계단, 피난시설 및 기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보고 화재 등 사고 시 대피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나의 생명을 지키는 열쇠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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