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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은 경기남부경찰청 홍보기획계 경위
얼마 전 퇴근길에 영업이 종료됐음에도 가게 간판이 켜져 있어 어두운 길이 환하게 느껴져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다.

 주인은 가게 홍보를 위해 간판의 불을 끄지 않았겠지만, 늦은 밤 가로등 하나 없는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간판의 불빛 하나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시민들이 보이스피싱 범인을 검거하거나, 음주 운전자를 목격한 사람이 112에 신고해 큰 사고를 예방하고, 버스운전기사가 수배범을 기억해 범인 검거를 도와주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처럼 시민들의 일상이 치안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경찰과 시민이 함께 손을 맞잡고 노력하는 것이 공동체 치안이다.

 늦은 밤 전등을 켜는 작은 일부터 이웃의 범인을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 모두 공동체 치안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공동체 치안은 간접 경험만으로도 아직은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줘 체감안전도가 크게 향상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럼에도 참여 방법을 잘 모르고, 번거롭다는 생각에 시민들의 참여가 아직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경찰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셉테드(Crime Prevention Enviromental Design) 즉, 범죄예방 환경설계를 강조하며, 지역별 범죄 노출 위험성 등을 진단해 개선하는 범죄예방진단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셉테드는 1세대 셉테드로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2세대 셉테드이다.

 2세대 셉테드는 물리적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관심을 갖고 시민과 지역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공동체 치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지역공동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치안이 주민의 일상에 녹아들어 내가 사는 동네의 범죄예방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에서는 시민들의 공동체 치안 실천 사례를 홍보하고 있다.

 공동체 치안의 참여방법이 어렵지 않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함이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활동임을 적극 알리고자 함이다.

 공동체 치안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 스스로 범죄로부터 조심하고, 우리 동네에서 범죄를 발견하면 신고하는 등 일상 속에서 나와 내 이웃의 범죄예방을 위한 작은 관심과 실천이 우리 동네, 더 나아가 사회의 안전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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