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와 가장 가까운 고도(孤島), 중구 무의도(舞衣島)가 24시간 열린다. 이달 30일 인천시 중구 무의∼잠진도 연도교가 개통된다. 오는 7월 말 준공에 앞서 임시로 여는 것이다. 무의도 주민(457가구 777명)이나 관광객들에게는 반길만 한 일이다.

허나 무의∼잠진도 연도교 개통은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가려진 씁쓸함이 있다. 채 10분도 안되는 뱃길을 오고가는 무의도해운㈜의 얘기다.

01.jpg
▲ 잠진∼무의도 연도교. /사진 = 기호일보 DB
연도교 개통은 무의도해운의 운명과 맞닿아있다. 1991년 12월 117t급 무룡2호 첫 취항으로 무의도와 잠진도간 뱃길을 연 무의도해운이 연도교로 사라질 위기다. 육상근무 9명을 포함해 선원 등 선박근무 등 직원 30여 명도 일자리를 잃을 처지다.

무의도해운 장호덕(79) 회장은 "직원들의 퇴직금을 마련하려고 대지 3만3천㎡과 그 위에 지은 건물을 팔려고 내놨으나 사려는 작자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의도해운은 5∼9월 성수기 주말과 연휴에 하루 1천200∼1천700대 승용차(1대당 일반 2만원, 1인당 일반 4천원)를 실어 날랐다. 첫 취항 뒤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2002년 10월 271t급 무룡1호와 2005년 5월 978t급 무룡5호를 추가 투입했다. 지금은 무룡 1호와 5호만 운행한다.

무의도해운은 무의∼잠진도 연도교 준공으로 도선업을 폐업하더라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도선업법 시행규칙이 정비되지 않은데다가 ‘공공용지의 취득 및 손실보상에 관한 특례법(공특법)’에도 도선업 폐업에 따른 보상기준이 없어서다. 무의도해운은 폐업에 따른 보상비로 35∼40억 원을 바라봤다.

선박을 그냥 세워둘 수 없는 무의도해운 측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를 찾아 다니며 무룡 1호와 5호를 운항할 만한 뱃길을 물색하고 있다.

02.jpg
▲ 무의도해운 978t급 무룡5호. /사진 = 기호일보 DB
장 회장은 최근 필리핀 보라카이를 찾았다. 무의도의 1.5배 정도 크기의 보라카이(면적 11㎢)에 호텔만 해도 367곳이 운영하고 있다. 주민( 1만3천000명)에다가 관광시설 종업원들을 합하면 5만여 명이 상주한다. 관광객을 포함하면 11만 명이 이 섬을 이용한다.

쓰레기 등 환경문제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필리핀 정부는 2018년 4월 26일부터 6개월간 보라카이섬을 폐쇄고 쓰레기 처리 등 환경정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무의도해운 측은 무룡호를 보라카이 섬 운항에 투입할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 사회공원 프로그램으로 직원 50명을 고용해 전기차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무룡호로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관광객을 실어나를

운항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럴 경우 매출은 연간 최소 100억원 에 달할 것이라는 게 무의도해운 측의 계산이다.

국내로는 관광지로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충남 당진 난지도와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간 운항을 고민하고 있다.

무의도해운의 부침은 무의∼잠진도 연도교간 개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수제작한 수륙양용버스(1대당 11억원) 3대를 2002년 국내로 들여왔지만 운행허가가 나지 않아 17년째 묵혀두고 있다. 서울 마포∼여의도간, 인천 송도국제도시∼경인아라뱃길간 운행을 시도했으나 신통치 않았다.

정 회장은 "수륙양용 버스의 운항·행 허가를 위해 들인 돈만 해도 지금가지 120억 원에 달한다"며 끌끌 혀를 찼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