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주 모항인 인트라아시아(Intra Asia) 컨테이너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컨테이너 사업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두 선사의 통합은 지난해 4월 체결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다. 이날 합의서에는 컨테이너 사업의 통합방식, 통합 일정 등이 포함돼 있다.

양 사는 오는 15일부터 사전운영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사무실을 전면통합하고 항로 공동운영, 전산시스템 통합 등 실질적인 통합법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10월에 통합법인 설립을 마무리한다.

통합법인은 급격한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흥아해운의 컨테이너사업 부문과 장금상선의 동남아 컨테이너 사업 부문을 통합해 운영한다. 이후 2020년 12월까지 한·중, 한·일 등 장금상선에 남은 컨테이너 사업 부문을 모두 이관할 계획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국적 선사간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 전·후 양사에 필요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절차가 마무리되면 통합 선사의 선복량은 약 9만TEU로 국내 3위, 세계 19위의 세계적인 중형 컨테이너 선사가 탄생한다. 선복량 기준으로 세계 20위 안에 드는 국내 선사가 기존 3개사(현대상선, 고려해운, SM상선)에서 4개사로 늘어난 전망이다.

현재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인천∼동남아, 인천∼중국 항로에 11개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이중 1개 노선만 같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인트라아시아(한·중·일, 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항로만을 운영하는 해운서비스) 컨테이너 시장은 2대 중형 선사(고려해운, 통합법인)와 다수의 소형 선사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 시장은 세계적인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와 기존 시장 강자들의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거 발주 등으로 치킨게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 시장 2·3위 선사 간의 자율적인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한국 해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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