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제16대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보도와 관련, KBS는 소극적 중립주의 태도를 보인 반면, MBC는 지지율 차이를 수치로 부각시켜 기사 제목을 뽑는 등 선정적인 보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SBS는 여론조사 결과 분석을 주로 조사 의뢰 기관에 의존해 책임있는 자체분석력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지난 3~9월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저녁 메인뉴스 시간에 나타난 16대 대선 여론조사보도를 분석한 `대선관련 TV 여론조사보도의 현황과 쟁점'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 횟수로는 MBC가 12회로 가장 많았고, 이어 SBS(8회)와 KBS(5회)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MBC·SBS가 조사 기간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인 여론 조사를 실시한 반면 KBS는 7월 이후부터 매달 1회씩 보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 제목을 분석한 결과, MBC는 총 12회에 걸쳐 여론조사 보도를 하면서 5차례나 지지율 차이를 수치로 부각시켜 내보냈다. 이 가운데는 표본 오차 범위 내인 경우도 있어 선정적 보도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지지율 차이에 따라 사진 크기를 달리하는가 하면, `크게 앞질렀다', `지지율 급상승' 등 가치 판단이 포함됐다고 오해받을 만한 수식어를 사용한 것은 비판받을 만하다고 윤호진 연구원은 논문에서 지적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해 전체 설문 결과를 공개하는 등 관련 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한 점이나 세부 항목에서의 균형잡힌 보도 태도는 장점으로 꼽혔다.
 
KBS는 기사 제목 작성시 수치 사용을 자제하고,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정치현안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나 정치적 분석 및 해설 비중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진보진영 대선 후보를 소홀하게 취급했다.
 
SBS는 시의성있는 여론조사로 민심 변화를 포착하고, 지지율 분석 및 해설 기능이 우월했으나 결과 분석을 조사 의뢰기관에 의존해 책임있는 자체 분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논문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주최로 18일 오후 2시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리는 `2002년 대통령선거와 여론조사 보도의 쟁점'토론회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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