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준수한 분양 실적을 보였던 경기도내 아파트가 최근 대출 강화 등으로 인해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내에서 분양된 21개 단지 가운데 12곳은 청약 미달로 확인됐다. 평택, 시흥, 의정부, 용인 등에서 브랜드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건설사들의 분양단지에 미분양이 발생했다.

심지어 1천 가구 이상의 대규모 미분양도 있었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평택시에서 분양했던 ‘평택 뉴비전 엘크루’는 1천391가구 모집에서 70명만 청약을 신청해 1천321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부성종합건설이 분양했던 시흥 월곶역 부성파인 하버뷰는 293가구 모집에 102명이 신청하면서 188가구가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반면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단지는 청약 수요가 몰렸다. GS건설이 하남에서 분양한 위례포자이는 487가구 모집에 6만3천472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30.33대 1로 올해 1분기 수도권 지역을 통틀어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이 아파트는 위례신도시 북측 북위례 지역에 지어지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격도 주변 시세에 비해 3억 원 가량이나 낮았다.

이어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분양한 자연앤자이, 수원 고등지구에 분양한 수원역푸르지오자이 등 공공택지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들도 청약 수요가 많았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분양 성수기를 맞아 수도권에서 1분기보다 많은 공급 물량이 예상된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4∼5월 두 달 동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5만2천56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7배 수준이다. 이 중 63%인 3만3천104가구가 도내 물량인데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과천, 북위례, 성남 대장지구를 비롯해 파주 운정신도시 등에서 분양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 성수기 기간에도 브랜드·지역별 청약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교통 등 입지가 좋고 확실한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인기지역에서만 청약 수요자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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