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10명 중 3명은 제때 보수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보호할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14일 경기연구원의 ‘고용주 없는 고용 시대, 안전망이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661만4천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 2천만 명의 33%에 해당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중 파견, 용역, 특수형태 노동자와 같은 비전형(非典型) 노동자는 207만 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랜서는 특수형태 노동자 또는 1인 자영업자로서 대표적인 비전형 노동자로, 2018년 기준 15~39세에 해당하는 경기도 프리랜서는 약 19만 명으로 추정된다. 비경제 활동인구 가운데 비공식적 프리랜서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 가운데 최근 경기도의회가 경기도 청년 프리랜서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도 청년 프리랜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 프리랜서의 월 평균 수입은 209만 원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반적인 임금노동자와는 달리 경력이 오래될수록 소득이 계속 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프리랜서 2명 가운데 1명은 서면이 아닌 구두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프리랜서로 일하는 동안 4대 보험 중 하나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특히 프리랜서 10명 중 3명은 보수를 아예 못 받거나 체불한 경험이 있었다. 오래 일한 프리랜서일수록 보수 체불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 중 47.7%는 임금체불에 대응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었다.

오재호 연구위원은 "프리랜서들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하다 보면 종종 과도한 요구에 응해야 하거나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지만,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아 부당함을 호소하기 어렵다"라며 "경기도는 부당계약, 보수 미지급, 저작권 침해 등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피해구제를 지원하는 제도와 기구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오 연구위원은 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구축 방안으로 ▶분야별 협동조합 형성 및 운영 지원 ▶표준계약서 보급 및 권장 ▶프리랜서 규모를 정기적으로 파악해 정책 근거 마련 ▶위험·유해요소에 노출된 비임금 노동자에게 사회보장보험 적용 등을 제안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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