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빛망울과 빔 미디어 쇼가 어우러진 벚꽃의 흐드러진 향연이 오는 18일까지 1주일 동안 인천대공원에서 펼쳐진다. 지난 주말인 13일에 13만 명이 인천대공원에 다녀갔다. 1주일 간 사용료로 4천만 원이 드는 레이저 조명과 빔 미디어 쇼가 제 값을 하고 있는 것이다.

02.jpg
▲ 월미공원
뭐니 뭐니 해도 벚꽃축제의 원조는 월미도(중구 북성동) 안 월미공원이다.

월미도는 1918년 풍치지구 지정됐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월미도에 벚꽃을 심고 관리했다. 1923년 관광단지(유원지)로 본격 개발했다.

당시 월미도는 해수욕장과 동물원과 식물원 등이 있었다. 국내 최고의 해수탕인 조탕(潮湯)’과 3층짜리 목조건물인 빈(濱)호텔, 길이 50m의 해변 풀장, 일본식 요정인 ‘용궁각’(龍宮閣) 등이 월미도를 국내최고의 관광지 반열로 올려 놓았다. 행세 꽤나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꼭 가야 하는 필수 관광지였다.

조선총독부 철도국은 1920년 4월 경인선에 인천행 특별 임시열차를 띄웠다. 이름도 ‘꽃열차(花列車)’ 였다. 월미도의 벚꽃을 구경하려는 상춘객들이 워낙 몰리자 상술이 발동한 것이었다.

철도국뿐만이 아니었다. 인천우체국은 구름같이 밀려오는 인파를 겨냥해 당시로서는 최첨단 통신장비인 자동식 공중전화를 월미도에 설치했다. 인천 자동차영업의 첫발을 내딛은 ‘별부자동차부(別府自動車部)’도 월미도행 버스를 늘렸다.

01.jpg
▲ 월미도
궤도차량 ‘월미 바다열차(은하레일)’를 타고 월미공원 벚꽃을 구경하는 기회는 올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교통공사는 도시재생산업박람회가 열리는 기간(17∼20일) 관람객 투어를 위해 월미 바다열차 임시운행을 고민했지만 결국 접었다. 정식 개통을 위한 사전준비 절차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월미 바다열차는 월미공원을 관통해 월미도 전체를 한 바퀴 도는 6.1㎞ 구간을 운행한다.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14.4㎞로 전 구간을 일주하는 데 33.4분이 걸린다.

월미 바다열차는 2량 1편성으로 8분마다 운행하고 1량 승객정원은 23명이다. 연간 수송능력은 95만 명이다. 이용요금은 성인 8천 원, 청소년·어린이 6천 원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인천도시축전 개막을 앞두고 2009년 7월 개통 목표로 추진됐던 월미 바다열차에 투입된 비용은 건설비 853억원을 포함해 금융비용까지 1천억 원에 이른다. 열차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 180억 원이 추가 투입됐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