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SNS에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야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유감을 표한다며 수습에 나섰다.

한국당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며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 건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이라고 했다.

또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역사 문제뿐 아니라 세월호 같은 비극적 일에 대해서도 막말을 하는데 정말 상상할 수 없다"며 "극단적 언어를 통해 정치인들이 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5·18 망언 논란 때도 그랬지만, 한국당이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온 국민이 슬퍼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상처를 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차 전 의원뿐 아니라 정진석 의원을 언급하며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차 전 의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며 당 차원의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황 대표는 자신이 세월호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그 부분에 관해 ‘혐의 없음’이 수사과정에서 다 나왔다"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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