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 지위가 위태롭다. 최근 방송인과 기업인 자녀 등 공인들의 마약 복용이 늘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클럽이나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인터넷에서 구매가 이뤄질 정도로 마약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전국 최다 인구 보유 지역으로 마약사범 적발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도내 마약사범 현황과 실태, 예방책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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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류 등 향정신성의약품 (PG)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가 전국에서 마약사범 검거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더 이상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경찰청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민)의원에게 제출한 ‘2014년 이후 마약류 사범 현황’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전국 마약사범은 3만5천79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8천943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7천870명, 부산 3천461명, 인천 2천925명, 경남 2천484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늘어나는 마약사범 검거를 위해 마약수사대 11명과 관할 4개 서(용인동부·부천원미·안산단원·평택)에서 활동하는 마약전담팀 18명과 공조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석 달간 마약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마약사범 550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0명을 구속했다.

마약사범이 증가한 배경에는 과거와 달리 평범한 회사원이나 주부, 10대 학생, 농민까지 누구나 쉽게 마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거래가 가능해진 환경은 일반인 마약사범의 급속한 증가를 야기했다.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마약 거래가 용이해지면서 직거래나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던지기 수법은 입금이 완료된 뒤 판매자가 정해진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판매자가 마약을 뜻하는 은어로 광고글을 올리면 구매희망자는 대화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 텔레그램 등 인터넷 메신저를 활용해 접근한 후 이야기를 나눈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을 받아 간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한 방송인 하일(61·미국명 로버트 할리)씨도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합성마약의 일종인 ‘스파이스’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된 우즈베키스탄인 A(28)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스파이스를 입수한 경로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서 던지기 수법으로 건네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의 처방 없이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을 입수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마약의 상당수가 치명적 화학물질로 만든 것으로,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강력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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