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120미추홀콜센터의 상담사들이 폭언과 성희롱 등 악성 민원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상담사 73명이 근무하는 인천120미추홀콜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해 93만6천779건이다. 이 중 악성·강성 민원은 전체 2천754건으로, 월평균 229건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120미추홀콜센터는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악성 민원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도입했다. 하지만 응대 중지까지 이르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민원인이 폭언을 반복하는 경우 상담사는 자제를 3회까지 요청한다. 그 이후에도 지속되면 상담사가 전화를 종료할 수 있다.

매뉴얼 사용 범위를 욕설과 성희롱 등 악성 고객 응대로만 축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협박과 고성, 장난전화, 시정업무와 무관하거나 무리한 요구, 말꼬리 잡기, 주취 시민의 업무방해 등도 직접적인 욕설이 들어간 게 아니라면 제외된다.

이렇다 보니 악성·강성 민원전화는 월 200건이 넘지만 실제 매뉴얼 응대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평균 월 2건 정도에 그친다.

서울시의 다산콜센터는 각종 민원으로부터 상담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2014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복잡한 응대 매뉴얼을 축소하고 민원인이 성희롱 등을 할 경우 경고 없이 바로 응대 거부 조치를 취하는 제도다. 이 외에도 단순 생활민원 응대 서비스는 자제를 당부하는 홍보활동을 펼치고, 응대는 거절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고 있다.

인천120미추홀콜센터 관계자는 "숙달된 상담사 대부분은 유연하게 응대하시지만 고충을 호소하시는 분도 많다"며 "상담사가 장시간 민원 응대를 한 후에는 탄력적으로 휴식시간을 연장해 주는 등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인턴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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