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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전반 10분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뒤 점프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27·토트넘)이 멀티골을 터뜨린 날, 토트넘(잉글랜드)은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이하 맨시티)를 따돌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8강 2차전 시작 10분 만에(전반 7분, 10분) 연속골을 폭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토트넘의 3-4 패배.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결승골로 승리(1-0), 2차전 원정에선 손흥민의 멀티골에도 패배한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4-4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토트넘의 4강 상대는 호날두의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꺾은 아약스(네덜란드)로 5월 1일 1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이 챔스리그 4강에 오른 것은 1961-1962시즌 유러피언컵(챔스리그 전신) 이후 57년 만이다. 챔스리그가 지금의 형태로 시작된 1992-1993시즌 이후로는 처음이다.

챔스리그 개인 통산 12골을 넣은 손흥민은 막심 샤츠키흐(우즈베키스탄·11골)가 보유한 아시아 선수 역대 챔스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시즌 통산 19·20호골을 한꺼번에 성공시켜 2016-2017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21골)에 1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의 유럽 무대 20골 달성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영표는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뛸 때 4강 1·2차전 모두 나선 바 있고, 박지성은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때 4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한 바 있다. 그로부터 8년 뒤, 이번엔 손흥민이 챔스리그 4강 무대에 서는 한국인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다만, 경고누적으로 1차전에는 결장한다.

손흥민의 원샷원킬 능력과 다양한 포지션 소화력은 ‘월드클래스 기량’을 만드는 요소다. 맨시티전에서도 진가는 발휘됐다.

손흥민에게는 ‘손흥민 존(zone)’이 있다.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그는 페널티아크 좌우 부근에서 감아 차는 능력이 뛰어나다. 패스를 받으면 간결한 볼 터치로 수비와 간격을 만든 뒤 정확하고 강력한 슛으로 득점을 만든다. 맨시티전에선 이러한 손흥민의 장점이 전방위적으로 발휘됐다.

손흥민은 전반 7분 델리 알리가 투입한 볼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첫 번째 슛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한 차례 볼터치 이후 곧바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두 번째 골그물을 흔들었다. 추가골 역시 자신의 두 번째 슛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3차례 슛 가운데 2개를 골로 만들면서 ‘원샷원킬’ 능력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장점은 또 있다. 최전방, 중원, 좌우 날개를 가리지 않는 ‘멀티포지션’ 소화력이다. 맨시티전에 루카스 모라와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도중 왼쪽 날개로 이동했고 후반에는 오른쪽 날개로도 뛰었다. 4-4-2로 시작한 토트넘의 전술은 4-2-3-1, 4-4-1-1로 다양하게 바뀌었다. 그때마다 손흥민의 위치도 변화했다.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과 맨시티의 경기 내용을 정리하면서 ‘맨 오브 더 매치(가장 좋은 활약을 선수)’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팀 내 가장 높은 평점 8.8을 부여해 그의 활약상을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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