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민 100여 명이 18일 오전 수원 올림픽공원부터 화성 제암리까지 왕복 52㎞를 달리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홍보하는 자전거투어가 열렸다. 발대식을 마친 뒤 염태영 수원시장, 김진표 국회의원,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등과 자전거 동호인들이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수원시민 100여 명이 18일 오전 수원 올림픽공원부터 화성 제암리까지 왕복 52㎞를 달리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홍보하는 자전거투어가 열렸다. 발대식을 마친 뒤 염태영 수원시장, 김진표 국회의원,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등과 자전거 동호인들이 출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스코필드 박사의 발자취를 따라 화성 제암리 희생자들에게 묵념하고 돌아오겠습니다."

18일 오전 8시께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 이 시간대 평소 조용했던 공원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자전거와 함께 100명의 자전거 애호가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100년 전 스코필드 자전거 길을 100명의 수원시민이 가다’ 행사의 참가자들이다.

이날 수원시자전거연맹은 시청 맞은편 올림픽공원에서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까지 왕복 52㎞를 자전거로 달리는 행사를 열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물통과 자전거를 점검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40∼50대가 주축이 된 이들은 100년 전 이날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있었던 일제의 만행을 비난하거나 스코필드 박사의 업적에 대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번 자전거투어는 1919년 4월 18일 캐나다인 선교사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가 제암리 학살사건을 촬영하기 위해 수원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제암리까지 간 일화에 기인해 마련됐다.

스코필드 박사가 제암리에 가기 사흘 전 일제는 독립을 갈망하는 주민들을 탄압하며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무고한 수원군 백성 30여 명을 총칼로 희생시키는 등 학살 만행을 저질렀다. 당시 그는 3·1운동 모습과 제암리·수촌리 학살사건 등 일제의 만행을 촬영해 세계 각지에 알렸다. 현재 서울 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장된 유일한 외국인이다.

자전거 코스 역시 스코필드 박사가 달렸던 길을 재현했다. 참가자들은 수원시 환경사업소(화성시 횡계동)를 거쳐 화성 병점, 정남, 향남을 지난 뒤 3·1운동 순국기념관에 도착했다.

이후 순국 23인 공동묘소에 묵념을 하고, 스코필드 박사 동상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들었다.

최고령 참가자인 박길웅(79·안양시 자전거연합회)씨는 "수원시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좋은 의미의 행사를 마련했다고 해서 참가하게 됐다"며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을 알린 스코필드 박사는 대단한 위인"이라고 말했다.

수원시자전거연맹 김경민(51)교육이사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 입장에서 제암리까지 가는 길은 굉장히 돌아가는 길"이라며 "심지어 100년 전에는 비포장 도로였던 만큼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있었던 일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는 의지가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어 감명 깊었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자전거를 타고 스코필드 박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행사 준비를 지원했다. 염태영 시장과 김진표 국회의원, 조명자 시의회 의장 등도 수원시 구간 일부를 함께 달렸다.

염 시장은 "이날 달리는 길에 100년 전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던 스코필드 박사와 당시 민중의 간절한 외침이 담겨 있다"며 "이 행사로 제암리 사건을 비롯한 자유와 평등을 향한 선조들의 외침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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