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수호황에 힘입어 국세와 지방세 징수 실적이 378조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에 세금 수입을 견준 '조세부담률'은 전년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으며 상승 폭도 2000년 이후 최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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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PG) /연합뉴스
21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8년 총 조세수입은 377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조1천억원(9.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가 지난 2월 마감한 총세입 자료를 보면 작년 국세 수입은 전년보다 28조2천억원 더 걷힌 293조6천억원이다.

행안부가 잠정 집계한 작년 지방세는 전년보다 3조9천억원 늘어난 84조3천억원이다.

한은 국민계정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경상 GDP는 1천782조2천6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 GDP 대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작년 21.2%로 산출된다.

조세부담률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조세부담률의 상승 폭은 전년보다 1.6%포인트 오른 2000년(17.9%) 이후 최대다.

조세부담률은 1990년 16.8%에서 2007년 19.6%까지 올라갔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 등으로 2010년에 17.9%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상승한 조세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17.9%까지 떨어졌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지며 2016년 19.4%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처음 20%를 찍었다.

작년 조세부담률 급등은 국세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국세는 세입예산 268조1천억원보다 25조4천억원(9.5%) 더 걷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11.3% 이후 가장 높은 10.6%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 호조 덕에 법인세가 예산대비 7조9천억원 더 걷혔다.

양도소득세 세수도 예측보다 7조7천억원 늘었다. 작년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시행하기 직전 부동산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소비와 수입액도 증가하면서 부가가치세 역시 예상보다 2조7천억원 더 걷혔다. 주식 거래대금도 증가하면서 증권거래세는 2조2천억원 늘었다.

정부는 작년 조세부담률이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개인이 부담하는 근로소득세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작년 근로소득세는 예측보다 2조3천억원 더 걷히기는 했다. 그러나 명목임금이 전년보다 5.3% 상승했고, 상용근로자도 2.6% 늘어난 영향이라고 정부는 풀이했다.

전년 대비 지방세 증가율은 4.9%에 그쳤다. 2013년 0.2% 감소한 뒤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지방세 증가율은 2014년(14.7%), 2015년(15.1%) 등 두 차례 10%대를 기록한 뒤 2016년 6.3%, 2017년 6.5% 등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낮은 경상 GDP 증가율도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2010년대 초반 3%대였던 전년 대비 경상 GDP 증가율은 4%대로 올라선 뒤 2017년에는 5.4%를 찍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3.0%로 쪼그라들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히 정부가 증세한 것은 없기 때문에 기업의 성적이 좋은 영향으로 조세부담률이 크게 뛰었다고 볼 수 있다"며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안에서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오르는 것은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경제 수준에 비례해 증가하도록 정부가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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