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스몸비(Smombie)’족의 국내 교통사고 발생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일반 보행자의 시야 각도는 120~150도인 반면 스마트폰을 보며 걸을 때는 10∼20도로 줄어든다. 이미 해외에선 스몸비족 등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바닥신호등’과 같은 보조장치 설치와 강력한 예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 대구, 수원, 남양주 등에서 바닥신호등을 시범설치해 운영 중이다. 인천 역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와 같은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많다.

 바닥신호등 전문 제조업체 ㈜퍼비스 김기정(52) 대표이사가 인천에서 바닥형 보행신호등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기도 하다. ‘바닥신호등’은 횡단보도 바닥에 보행신호를 점등하는 것이다. 추가적인 신호정보 등을 제공해 보행 편의와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바닥형 보행신호등 보조장치로 불리기도 한다.

 김 대표는 수년 전부터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스몸비족 등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바닥신호등을 보고 국내에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기존 바닥신호등 연구진들과의 협력 과정을 통해 ‘퍼비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달부터는 인천 부평구에 바닥신호등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존 시범 설치된 제품의 방습·방수·내구성 등을 면밀히 분석했고, 더욱 강화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다음달 도로교통안전공단 등에 최종 제품인증을 받고 올해 말까지 조달청에 등록되는 것이 목표다. 특히 6월부터는 인천시, 경찰청, 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지역 내 바닥신호등 설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최근 바닥신호등과 기존 신호등 체계를 연계하면서 음성 안내와 스마트폰 앱 등도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한 상태다. 기존 횡단보도 음성 안내장치에 추가적인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 사용 경고안내 등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접근할 경우 화면에 경고주의 표시가 나오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김 대표는 "미국 일부 주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횡단보도를 무단 횡단하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독일, 러시아, 네덜란드 등은 이미 바닥신호등이 설치된 상태"라며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시설인 신호등에 바닥신호등을 연계하면 보행자의 안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시범운영한 국내 바닥신호등 설문조사에서는 약 80% 이상이 횡단보도 통행환경 개선 등으로 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닥신호등 도입을 원하는 보행자는 약 95%로 조사됐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