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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오르게 만드는 랜드마크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2019년 04월 23일 화요일 제10면

지역 관광산업을 발달시키려면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랜드마크는 초고층 마천루로 주로 표현된다. 하지만 기존 건축물의 흔적을 싹 쓸어 버리고 새로운 부지 안에 세워진 랜드마크는 신축 빌딩이 주는 세련됨과 웅장함, 압도적인 규모를 제외하면 인간미(美)를 뿜어내지 못한다.

 랜드마크 책임자는 인공미를 완성하기 위해 랜드마크 꼭대기 층에 관광객이 도달하기 전까지 각종 상업시설과 편의시설을 배치해 사람들을 유인한다. 이는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다행히 마천루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광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바람도 냄새도 인간미도 없는 밀폐된 전망대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잘 들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진공 속 풍광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기념사진을 찍는 것 말고는 관광객이 이곳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없어 보인다. 관광상품으로서 초고층 마천루의 한계다.

 반면 한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들과 역사적 건축물들은 마천루의 주요 기능인 ‘내려다보기’가 가능할 뿐더러 올라가는 과정 자체에 인간애(愛)와 인간미, 역사적 숨결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언덕배기 마을은 올라가는 길이 다소 험할 수도 있고 주위가 지저분할 수도 있다. 편의시설이나 상업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세련된 마천루 전망대에 비해 순위가 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언덕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풍경 내려다보기’와 ‘사람 사는 세상(역사)을 되돌아보기’를 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인천시 중구 동화마을과 경상남도 통영시 동피랑마을이 그 차이를 드러낸다. 이 두 곳은 벽화마을과 부두에 인접한 공통점이 있다. 오색찬란한 벽화로 채워진 아름다운 두 마을은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다. 동화마을은 차이나타운을 품어서 먹거리 이용이 쉽고, 동피랑마을도 전통시장 및 다양한 상점들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동화마을은 반드시 꼭대기에 도달해야 하는 코스를 만들지 못한 반면, 동피랑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100% 마을 꼭대기까지 오르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만들었다는 동포루가 있어서다.

 랜드마크는 반드시 끝까지 오르게 만들고 내려다보기와 먹거리 이용이 쉬워야 하며, 꼭대기에서는 기념적인 이벤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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