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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인복 인천문인협회 수필가
우리나라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하루의 여유라면 왕복할 수 있는 도로망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교통지옥’이라고 할 만큼 짜증스러운 교통체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도로에서는 정체 현상 없이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다.

 요즘은 어떤가. 평일에도 대부분의 도로는 포화 상태이며, 주택가 골목까지 위험한 주행을 서슴지 않는 차량을 종종 볼 수 있다.

 자동차의 수요급증, 도로망 부족, 교통문화의식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따르지 못한다는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여러 원인 중에 우리의 영향권 밖에 있는 객관적 조건들은 차치하더라도 올바른 자동차문화 정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이지만 개개인이 ‘모든 일은 나의 의식개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을 공유할 때 비로소 실현될 것이다. 이런 확신을 갖고 몇 가지 제언을 한다.

 먼저 ‘자가용 함께 타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부에서는 이 운동을 적극 권장한 바 있으며, 이에 편승해 대기업을 주축으로 자율적 ‘10부제 운행 및 자가용 함께 타기 운동’이 전개된 바 있다.

 대기업체 사원들의 교통질서 의식이 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야 하는 사람들이 그들인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동료가 아니라도 같은 방향이라면 내 부모 내 형제라는 마음으로 합승을 해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쌓여갈 때 도로교통의 웃음꽃도 활짝 필 것이다.

 둘째는 ‘자율적인 교통질서 의식의 확립’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단속을 위한 단속을 행하는 교통경찰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교통질서 단속은 계도를 위한 단속이 돼야 한다. 소수의 인원으로 전체 국민을 계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도로 화단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은밀히 숨어 있다가 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셋째는 ‘대중교통 이용 예절 지키기’이다. 학기가 끝나거나 방학이 시작되면 그나마 대중교통의 질서는 한숨 돌린다.

 평상시 출퇴근 시간 버스 정류소는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버스가 정차하면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올라타는 사람들, 그로 인해 내리는 사람이 미처 내리지 못하고 다음 정류소까지 가야 하는 심적 고통, 버스 문이 닫히기도 전에 급출발하는 불안한 운행, 주행 중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손님을 하차시키는 행위, 바쁘다는 이유로 손님의 의사는 무시한 채 정차할 곳을 지나쳐 휑하니 달려가는 버스, 이런 모습들이 언제부터인지 당연한 행위인 양 행해지고 있다.

 넷째는 ‘올바른 주차질서 지키기’이다. 자동차 주차의 한정된 공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비좁은 틈이라도 있으면 주차를 시켜야 하는 현실이다.

 오늘은 출근을 해서 주차를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주차 공포증에 휩싸이기도 한다. 여러 가지 상황판단 후 확신을 갖고 출근을 하겠지만 회사 주변 주차장에는 주차를 못한 차량들이 도로를 점령했다.

 오늘 같은 자동차 홍수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위에서 열거한 네 가지 외에도 지켜야 할 일들이 많다. 다소 귀찮게 생각되는 것도 있겠지만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업보인지도 모른다. 자동차 문화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의 교통 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자동차를 이용해 거리로 나설 때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일이다. 올바른 자동차 문화는 각자 스스로 질서를 지켜야겠다는 정신무장이 행동으로 옮겨질 때 정착돼 나갈 것이다.

▶필자 : 1994년 인천문단 신인상 수상/1995년 수필문학 추천완료/ 한국지엠자동차(주) 인천부품물류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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