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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인천지부 회장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 교육 정책을 한다는 국가지도자나 교육 관리자들의 최종 목표는 학력 향상으로 공교육의 신뢰가 올라가게 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국민 소득을 올려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그것밖에 무엇이 더 있겠는가?

 그러나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학력을 향상시키면 자연스럽게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를 국민으로부터 받지만, 학습경쟁력을 위해 학교에서 선생님 지도로 학생들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도록 하면 학생들을 혹사시킨다 하고, 학생들이 알아서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면 학교가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고 방임한다고 하며 학교 밖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학생들 학력이 향상되지 않으면서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도록 하면 가장 취약한 계층인 사회적 약자 자녀의 학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에 따라 더욱 큰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기대하는 학력 향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하는 직업에 직장을 잡을 수 없으며 또한 기업은 노동 수요가 늘어도 경쟁력이 떨어져 고급 일자리가 늘어도 어쩔 수 없이 값싼 고급인력을 국내보다 외국 등에서 찾아야 하며, 보다 저렴한 임금의 단순 일손을 국내에서 찾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다.

 경쟁력 없는 대학 학력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채울 수 없기에 기업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하여, 노동 수요가 늘지 않을 경우 먼저 경쟁력이 없는 학력자를 정리하고, 따라서 해고를 당하면 또 다른 곳에 가서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더욱이 미성년자나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가 먼저 정리 대상자가 된다.

 전국 중·고생들의 국어·영어·수학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평가를 받는 학생 비율이 또 높아졌다고 한다. 학력에 대한 학부모로서는 자녀 교육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학교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 교육 현장에 학부모들의 서글픔이다.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에서 분석한 자료에서 전통적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학력이 높다고 한다. 물론 대학 입학과 졸업 비율도 높고, 보다 안정적 직업에 종사하며 비교적 연봉도 많다고 하며, 정신적·육체적 건강도 좋고, 자존감이 높아서 마약이나 술, 담배 등에 덜 빠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공교육이 무너지면 부모들의 재력·학력이 자녀의 학력에 영향을 주며 원하는 대학과 학과 입학 결과를 좌우하고, 결과적으로 자녀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줘 자녀의 소득·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직업과 관련해 소득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경제적 위치가 높은 부모가 자녀의 사교육에 더 많이 투자한다고 하며, 그것이 미래 자녀의 소득과 관련되기에 지금 지역별로 교육특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구 국가보다 노후 복지 사회제도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은 한국의 학부모들은 불안한 노후 보장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을 신뢰하지 못하고 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 현재 사교육비·사교육 이용 시간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며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그 증가 폭이 높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자거나 쉬는 곳으로 알고 있으며 선생님도 학생 인권에 치여 이런 학생들은 통제하지 못한다고 한다. 공교육기관인 학교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저소득 학생들이 제대로 진학하기 힘들고, 더욱이 희망하는 대학·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지금까지 진보 교육감은 학생 등교를 오전 9시로 늦추고 야간자율학습, 방과 후 수업 등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곳은 학교도 아니고, 사교육 기관에 갈 수도 없으나 공교육기관을 통한 신분상승이 있을 수 있는 교육 사다리는 교육 행정기관이 걷어치우고 있다.

 공교육 기관이 학력에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할 때, 사회적 약자의 자녀도 부모 소득에 영향 받지 않고 미래 꿈을 꾸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교육에서 학력을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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