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평택.jpg
▲ 22일 오후 평택시 도일동 농협하나로마트 평택물류센터 앞에서 화물연대 서경지부 농협물류안성분회 조합원들이 목에 쇠사슬을 감아 연결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재구 기자
농협물류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화물차 기사 수십 명을 무더기 계약 해지해 시작된 집회가 과열되고 있다.

화물연대 서경지부 농협물류안성분회 조합원 등 70여 명은 22일 평택시 도일동 농협 하나로마트 평택물류센터 앞에서 쇠사슬을 목에 감아 연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농협물류가 안성시 미양면에 위치한 농협안성물류센터를 폐쇄하자 인근인 평택물류센터로 집회장소를 옮겨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일 시작된 집회는 이날로 23일째다.

화물차 기사들과 농협물류 간 갈등은 농협물류가 지난달 말께 재계약을 앞두고 노조활동을 탄압하는 내용의 확약서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농협물류안성분회 관계자는 "수년간 농협물류에서 화물 운송을 담당해 왔지만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 왔다"며 "국민의 혈세로 설립된 농협의 자회사인 농협물류에서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생존권을 박탈하는 방법으로 탄압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부터 과열된 집회는 한때 화물연대 등 1천여 명이 참여하는 등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이날까지 이어졌다. 지난 21일에는 집회 참가자 1명이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고, 이날 오후에는 1명이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급박한 상황도 발생했다.

노조 측은 농협물류가 수차례 이어진 협상에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농협물류는 확약서 대신 계약서에 노조 가입을 막는 내용을 추가하고, 영업 지장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화물차 기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기사들은 지난 15일 지급됐어야 하는 3월 운행대금을 받지 못해 사측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협물류 측은 "기사들의 집회로 7억 원대의 손해가 발생해 올 3월 운행대금 지급을 미룬 채 내부 검토를 거쳤다"며 "결국 대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해 이날 오후 이체해 줬다"고 해명했다. 이어 "집회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은 당연히 받을 예정이며, 계약서 내용에 ‘배송 거부나 불법 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삽입하려는 것인데 문구는 기사들과 협상을 통해 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물류는 지난달 말 안성물류센터 소속 화물차 기사들이 화물연대 노조에 가입하자 무더기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평택=김진태 기자 kjt@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