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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현 인천 주안역지구대 순찰3팀 경장
음주 운전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찰당국에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곤 하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단순 명료하기 그지없는 이 조문이 지켜지지 않아 음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연일 기사가 쏟아지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의 조문을 보면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세상을 떠난 윤창호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이른바 ‘윤창호법’)이 일부 시행되고 있음에도 무색하리 만큼 음주운전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설마 음주단속을 하겠어’, ‘뭐 한두 잔쯤이야’, ‘나는 술을 마셔도 정신은 멀쩡하니까’, ‘가까운데 그냥 가지’ 등등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결국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안일함에서 비롯되는 개인의 이기심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음주운전사고 피해자는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누군가가 사랑하는 아들이며 딸이다. 바꿔 말하면 운전대를 잡는 자신도 음주운전 사고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 또는 필요로 인해 사회적 규범을 만들고 정해 놓는다. 자신의 행복은 보장받기를 원하면서 한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타인의 행복을 앗아가는 음주운전 행위는 그야말로 살인행위이다.

 가해자나 피해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가정이 불행에 빠진다.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얼토당토 않는 핑계를 앞세워 운전을 할지 말지를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차원에서 조금 극단적인 표현을 하자면 주취상태로 운전을 하는 행위는 ‘내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다’라는 살인의 미필적고의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음주와 운전이 같이 혼용돼 있는 ‘음주운전’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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