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401010009497.jpg
▲ 고정희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것만 같은 현상이 몸에 생기는 병이 있다. 병명도 낯선 ‘쇼그렌증후군’이 그런 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을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고정희 교수에게서 자세히 알아보자.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 피부의 피지샘, 소화샘, 기관지샘, 질샘 등 외분비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 분비물이 줄어드는 병이다. 인체 내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외분비샘 같은 체내 정상 조직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유전적 이유,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명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40~5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병률 데이터는 아직 없으나 국가별로 0.2~2% 정도의 환자가 있고, 이들 중 90% 이상이 여자다.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국내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발병률을 연간 10만 명당 2.3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여자 환자가 93.5%로 확인됐다.

 대표적 증상은 눈과 입안이 마르는 것이다.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나 안구통을 호소하고, 건조해지는 가을과 겨울이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건조성 각결막염이 생기기도 한다.

 구강증상으로는 ‘건조하고 바싹 마른 입’, ‘목 안쪽이 타는 것 같은 느낌’, ‘물 없이는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어렵다’, ‘대화 중에 물을 마셔야’ 하는 등의 건조증을 호소하고, 잇몸 염증과 충치도 잘 생긴다.

 피부와 땀샘, 피지선의 분비가 줄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기도 하고, 소화액의 분비량이 감소돼 위염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생식기의 분비량 감소로 성교 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쇼그렌증후군은 완치 방법이 없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막는 데 중점을 둔다. 증상은 천천히 나빠지면서 오래 가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몸이 사막처럼 거칠어지고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아직 완벽하게 치료할 수는 없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고 분비샘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막의 단비처럼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도움말=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고정희 교수>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