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폐업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인천 최초의 관광호텔인 ‘올림포스호텔’ 전경.
▲ 최근 폐업한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인천 최초의 관광호텔 ‘올림포스호텔’ 전경.
‘인천 최초의 관광호텔’, ‘인천 최초의 승강기가 있는 호텔’,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선 호텔’. 모두 중구 항동에 위치한 ‘올림포스호텔’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이처럼 지역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 호텔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인근 주민들은 호텔 명맥 유지를 주장하며 청원서 제출 등의 활동을 준비 중이다.

23일 중구 각 동 주민자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올림포스호텔이 운영 적자를 이유로 폐업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폐업 시기는 5월 말께로 전해진다.

1965년 ‘오림포스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인천에 문을 연 이 호텔은 1967년 카지노를 개설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서울보다 1년 앞선 국내 최초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였다. 2000년 카지노를 운영하던 파라다이스그룹이 호텔을 인수하면서 ‘파라다이스 인천’으로 이름을 바꿨고, 2003년 관광호텔 특1급으로 승격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월드컵조직위원회 지정 호텔로 프랑스 대표팀 등이 머물기도 했다. 그해 9월에는 ‘외화 획득 실적 1천만 달러 관광진흥탑’까지 받았다.

호텔의 영업 적자가 시작된 것은 2005년 카지노 영업이 중단되면서부터다. 카지노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호텔로 영업장을 옮겼다. 그럼에도 명맥을 이어가던 호텔은 문을 연 지 꼭 50년 만인 2015년 결국 폐업이 결정됐다. 호텔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곧 개장할 ‘영종파라다이스시티’ 직원들의 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폐업은 피했고, 이름도 ‘올림포스호텔’로 바꿔 달았다.

불과 4년여 만에 다시 폐업 위기를 맞자 주민들은 이번에도 호텔을 지키겠다며 나섰다. 중구가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관문 도시로 성장한다는 꿈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그 중심인 올림포스호텔이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텔이 폐업할 경우 주변 상권 역시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호텔 폐업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24일부터 인천시와 중구청, 인천관광공사 등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운영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이나 시민들의 호텔 이용을 독려하는 등 함께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영업이 중단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진행 상황이나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주민들에게서 폐업을 막아 달라는 등의 민원도 아직까지 호텔 쪽으로 들어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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