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통 수다 하모니’ 단원으로 활동 중인 치매노인과 그 가족들이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10;
▲ ‘영통 수다 하모니’ 단원으로 활동 중인 치매노인과 그 가족들이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 15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보건소 대강당.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 50여 명이 모여 서로의 화음을 맞춰 가면서 발성 연습을 했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가 운영하는 ‘영통 수다 하모니’ 합창단원들이다. 김은경 골든보이스 솔리스트 앙상블 대표의 지휘 아래 단원들은 환한 얼굴로 첫 연습곡으로 택한 ‘봄처녀’, ‘얼굴’, ‘연가’ 등 가곡을 합창했다.

합창단은 치매노인 및 고위험군 노인, 치매 예방 프로그램 수강 노인, 치매환자 가족 등으로 이뤄졌다. 전체 단원 50명 가운데 치매노인은 13명, 치매 고위험군은 12명이다. 나머지는 치매 관련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이다.

이날 처음 합창을 해 본 단원이 대부분이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임해 연습 분위기는 무척 좋았다. 합창단은 올 가을 열리는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 참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치매노인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에 합창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 단원은 "합창단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치매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원시가 치매에 걸렸거나 고위험군에 속한 노인, 치매 관련 부양가족의 정신적 치유를 위해 창단한 ‘영통 수다 하모니’ 합창단이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영통 수다 하모니’는 영통구치매안심센터가 치매환자와 이들의 가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의 하나로 기획해 만들었다. 치매노인들이 수다를 떨며 노래를 불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합창단 명칭을 ‘수다 하모니’라고 정했다. 합창단은 한 달에 두 차례 영통구보건소에 모여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정해 연습한다. 두 번째 연습은 29일 진행된다.

영통구치매안심센터는 ‘수다 하모니’ 합창단을 비롯해 경증 치매환자 인지 프로그램, 인공지능 로봇 ‘실벗’ 치매 예방 프로그램, 기억청춘 학교, 푸드테라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헤아림 가족 교실, 자조동아리 등 치매환자 가족 모임도 지원하고 있다.

시는 2016년 영통구치매안심센터 개소 이후 나머지 행정구까지 확대해 총 4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 개소한 장안구치매안심센터는 경증 치매환자를 돌봐주고 치료를 지원해 주는 ‘안심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가 운동·회상치료, 음악·미술·원예치료, 원예현실인식훈련 등을 진행한다.

권선구치매안심센터는 사랑나무의료재단 서수원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치매관리사업을 협력하고 있다. 팔달구치매안심센터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전문적인 치매 진단·치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치매환자 쉼터와 인지 강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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